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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시속 150km, 0.01초의 승부…봅슬레이 선수된 듯 ‘짜릿’
- 19일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원윤종ㆍ서영우 주행
- KT, ‘싱크뷰’ 도입 주도…“평창올림픽 5G 성공적”

[헤럴드경제(평창)=정윤희 기자]“쿠쿠쿠콰콰콰콰-!!”

지축을 울리는 굉음과 함께 피니시 라인으로 썰매가 들어온다. 결승선 통과 후 속도가 많이 줄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순식간이다. 선수들이 썰매에서 내려 하얀 헬멧을 벗자 뜨거운 환호와 박수가 관중석을 뒤흔든다. 상기된 얼굴과 가빠진 호흡이 손에 잡힐 듯하다. 4차 시기 주행을 마친 원윤종ㆍ서영우 선수가 관중석의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파이팅 포즈를 취하자 자랑스러움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한국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대표팀 원윤종-서영우 선수[연합뉴스]
한국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대표팀 원윤종-서영우 선수가 19일 4차 시기를 마치고 피니시 라인에서 관객들을 향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헤럴드경제]

지난 19일 봅슬레이 남자 2인승 경기가 열린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를 방문했다. 어마어마한 인파에 묻혀 보안검색을 통과해 자리잡은 곳은 피니시 라인 근처의 관중석. 이곳은 이미 승패를 떠나 캐나다, 독일, 중국 등 각국의 응원단이 뒤섞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축제의 현장이었다. 

봅슬레이는 원통형 썰매를 타고 시속 130~150km의 속도로 얼음 트랙을 타고 내려와 속도를 겨루는 동계스포츠다. 여기에 적용된 5G 서비스가 ‘싱크뷰(Sync View)’다.

‘싱크뷰’는 봅슬레이 썰매 앞부분에 초소형 카메라와 통신모듈을 장착해 선수시점의 초고화질 영상을 제공한다. 관객과 시청자들은 단순히 3인칭 시점의 TV 중계 화면을 넘어 보다 생생하게 봅슬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사실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봅슬레이 특성상, 눈으로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썰매의 잔상을 쫓기 바빴다. 이때 ‘싱크뷰’를 활용하니 트랙 주행 내내 선수와 함께 달리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출발할 때부터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 때까지 경기 전반에 걸친 ‘싱크뷰’ 영상을 보고나니, 엄청난 속도감과 요리조리 도는 커브에 다소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봅슬레이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싱크뷰’가 적용된 것은 이번 평창올림픽이 처음이다. 지난 18일 라트비아 선수들의 1, 2차 주행 리플레이 화면을 시작으로, 19일 우리나라 원윤종ㆍ서영우 선수의 주행 장면에도 ‘싱크뷰’ 서비스가 구현됐다. 

19일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관객들이 봅슬레이 경기를 관람하며 ‘싱크뷰’ 서비스에 놀라워하고 있다.[평창공동취재단]

‘싱크뷰’ 적용을 주도한 것은 KT다.

KT는 국제봅슬레이연맹(IBSF), 올림픽주관방송사 OBS등과 협의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모든 팀의 썰매에 ‘싱크뷰’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중 상위 10개팀의 썰매에만 진짜 카메라를, 나머지 팀에는 동일한 무게의 모형 카메라를 탑재했다. 모두가 동일한 조건에서 공정한 경기가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실 이 과정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었다. 봅슬레이 썰매는 한 대당 1억~2억원 가량의 고가인데다, 무게가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싱크뷰’ 카메라 설치를 설득하는 것부터 큰일이었다.

김형준 KT 평창동계올림픽추진단장은 “초소형 카메라와 모듈을 개발해 규격 심의를 통과하고 난 후에도 각국 기술담당, 임원, 선수진 등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며 “우리 기술진이 카메라를 장착하러 가니 처음엔 썰매에 구멍을 뚫었다고 짜증을 내다가 나중에는 친해지는 등 어려운 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일반 관객들은 중계화면을 통해 제한적으로만 ‘싱크뷰’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날 4차 시기 현장 관람석에는 오스트리아 선수들의 주행 리플레이 화면에서 ‘싱크뷰’를 볼 수 있었다. ‘싱크뷰’ 카메라와 기술은 KT의 것이지만, ‘싱크뷰’ 화면에 대한 권리는 올림픽주관방송사 OBS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KT는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로 가는 길목에 마련한 ‘5G ICT 존’에 비치된 태블릿을 통해 일반 관객도 ‘싱크뷰’ 서비스를 체험토록 했다.

김 단장은 “싱크뷰 뿐만 아니라 타임슬라이스, 옴니뷰 등 현재까지 KT의 모든 5G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5G를 이용해 보다 생생하게 올림픽을 체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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