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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한겨울 평창에서 만난 봄

  • 기사입력 2018-02-19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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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찾은 강원도 평창 오대산에서 성미 급한 봄을 만났다. 날 선 바람과 싸울 고된 산행을 예상해 몇 겹의 옷을 꿰입고 나섰건만 따스한 햇살에 이내 몸과 마음이 훌훌 가벼워졌다. 오대산 암자들을 아우르는 본찰 월정사, 신라 신문왕의 아들 보천이 수도 정진했던 상원사를 지나 숨이 턱에 찰 때쯤 사자암에 다다른다. 오대산은 비로봉, 호령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 등 다섯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고 그 산자락마다 동대, 서대, 남대, 북대의 암자를 놓았다. 한가운데에 중대를 들였는데, 이 중대가 바로 사자암이다. 다시 숨을 고르고 돌계단을 오르면 오대의 중심인 적멸보궁이 단아하고 고요한 자태를 드러낸다. 우리나라 사찰 중 풍수지리학적으로 가장 좋은 곳에 지어졌다는 보궁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셔둔 적멸보궁 주위로 전국에서 온 기도객들의 기도소리가 조용히 울린다.

종반으로 접어든 평창 동계올림픽은, 수많은 전설과 기적이 굽이굽이 배어있는 문수보살의 성산(聖山) 오대산의 아랫자락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래서 불과 40여일만에 공기가 확 바뀌어버린 남북관계와 대화 모멘텀이 이곳 평창에서 시작된 게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시작으로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특사 방문, 그리고 김정은이 보내온 문재인 대통령 평양 초청장까지. 의미를 해석하고 다음 스텝을 예상할 겨를도 없이 북한은 빠르게 대화 공세를 펼쳤고, 우리 정부는 대북제재를 유예하거나 국제사회에 제재면제 요청을 하며 그들의 페이스에 보폭을 맞췄다. ‘화염과 분노’의 화살로 북한과 말의 전쟁을 펼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북한 인권에 매서운 채찍을 들겠다며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마저 귀국길에 북한과 대화할 가능성을 열었다. 불과 한달전까지 워싱턴 정가에서 대두됐던 ‘코피전략’은 이제 존재감마저 상실된 분위기다. 백악관은 “코피 전략은 가공된 말이었다”고까지 했다.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 변화를 장담하는 건 성급하다. 다만 ‘대화의 입구’가 옮겨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북한과의 의미있는 대화는 불가능하다”던 미국이 ‘탐색 대화’ 신호를 발신한 것이다.

중요한 건 평창 올림픽 이후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주변 4강 등 국제사회 이해가 복잡하게 얽힌 고차 방정식이기 때문이다. ‘여건’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사실상 김정은의 제안을 받아들인 문 대통령이 17일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내외신 취재진에게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속도 조절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장 4월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 재개 여부와 규모가 뜨거운 관심사다.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평화의 불씨를 살리려 애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훈련의 축소 또는 연기가 불러 올 한미동맹의 균열은 우리 국민이 원하는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다. 평창의 오대산에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 겨울이 물러간 건 아니다. 때이른 봄에 취한다면, 다시 본 얼굴을 드러낼 매서운 겨울바람에 하릴없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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