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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티’, 김남주의 강함과 섬세함 조절하는 연기는 놀라울 정도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김남주의 연기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원래도 잘하는 연기인 줄은 알았지만 ‘미스티’에서의 김남주의 연기는 시청자를 강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강함과 섬세함을 조절하는 김남주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다. 여기서 김남주는 강하고 독한 캐릭터 위주로 연기하는 것 같아도 사이사이 미세하고 섬세한 연기를 놓치지 않는다.

고혜란(김남주)은 자신이 캐빈 리(고준) 사망사고의 용의자로 지목되며 자신에게 추측과 추문이 이어지자, 경찰서 형사과를 찾아 “누구 마음대로 내가 피의자 입니까. 경찰이 범인을 잡아야지, 만들면 안 되는 거죠. 아무 거나 하나 찔러보고 걸려라. 대한민국 경찰 수사 아직도 이런 겁니까. 엮으려면 제대로 엮으세요”라고 항변했다. 남편인 강태욱(지진희)에게도 “니가 내 남편이라면, 최소한 내가 괜찮은지부터 물었어야 했어. 내 알리바이보다 지금 내 상태가 어떤지, 내 마음이 어떨지 그 걱정이 먼저여야 했다고”라며 원망을 토해냈다.

고혜란이 경찰서를 나오면서 기자들이 따라붙자 진실 확인 없는 무책임한 추측성 기사에 강한 경고를 날리며 오히려 “우리 품격있게 좀 가자”라며 기자들에게 호통을 치며 경찰서를 떠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이런 추측과 소문만으로도 뉴스나인 앵커에서 교체될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정면돌파를 택해 앵커 자리를 이어갔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그런 승부수인 셈이다.

하지만 고혜란은 마음속이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과거 남자친구인 캐빈 리는 태국에서 추행에 가까운 사진으로 자신을 협박하고 있었던 상황. 고혜란은 차안에서 사랑을 확인하는 캐빈 리에게 “호적에만 안올렸지 우린 부부였어. 사랑하지 않은데 어떻게 그렇게 긴 사간을 보내냐”라고 말해 그를 안심시켰다.

캐빈 리가 “그럼 니 남편은 사랑해”라고 묻자 고혜란은 “필요해”라고 말했다. 이어 캐빈 리는 고혜란에게 키스를 했다. 혜란은 이를 받아들이면서도 캐빈과 키스 하기 싫어하는 표정연기. 이어 돌아오며 손으로 입술을 문지르는 연기까지 숨죽이며 봐야 했다. 이는 불륜이 아니라 범죄 스릴러물의 한 과정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혜란은 고등학교때 친구이자 캐빈 리의 아내인 서은주(전혜진)에게는 “나는 너 남편에게 협박받고 있는 상황이었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고, 상가에서 보여준 둘 간의 우정어린 모습은 치정 관계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로 인해 이 사건 수사관인 강기준(안내상)에게 두 여자의 공모라는 가능성을 제공하며 “(수사) 판 다시 짜자”라고 하게 됐다.

이처럼 김남주는 죽은 캐빈 리와 그의 아내 서은주, 남편인 지진희 등 다양한 인물들과 얼킨 관계와 감정들을 잘 풀어나가고 있다. 김남주의 연기가 흔들리면 이 드라마는 흥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김남주는 1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게 만들 정도로 강한 몰입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시청자들은 첫 방송 직후부터 “김남주의 연기에 한 번 반하고, 카리스마에 두 번 반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남주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이는 정확한 앵커 발성부터 데뷔 이후 최초로 도전한 격정 멜로 신까지 제대로 소화해내고 있다.

김남주는 7년째 지켜온 앵커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후배 앵커의 불륜 사진을 찍어 나락에 떨어뜨려 놓고 거짓말까지 하는 ‘독한 캐릭터’임에도 시청자들이 그녀의 욕망을 이해하게 된다. “분명 성공만 좇지만, 안쓰러운 마음에 응원해주고 싶다”는 반응이다.

이는 남들 눈에는 완벽해 보이지만, 실은 앵커 자리를 지키고 싶은 절박함과 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어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혜란의 고단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캐빈 리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위태로운 상태에서 이를 어떻게 돌파해 냉정한 방송가에서 살아남을 건지 지켜보게 된다. 김남주, 지진희, 전혜진 등의 농익은 연기에 '미스티'가 기다려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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