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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의병장 후손 데니스 텐, 제2의 조국서 마지막 올림픽
카자흐스탄 피겨 스타, 공연에 3만 관객 몰리기도
“한국은 제2의 조국…마지막 올림픽 기억해달라”


[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한국에서 수천km 떨어진 카자흐스탄, 이곳에는 전 국민적 인기를 몰고다니는 피겨 스타가 있다. 그의 이름은 데니스 텐(24). 흡사 ‘피겨 여왕’ 김연아에 비견할 정도의 스타다. 텐이 2014 소치 대회 동메달을 따낸 후에는 나라 전체가 피겨 열기로 들끓었다. 변변찮은 아이스링크 조차 없던 나라에는 곳곳에 빙상시설이 건립됐고, 2016년에는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도 열렸다. 당시 텐의 모습을 보기 위해 3만명의 관객이 운집하기도 했다.

텐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피겨 싱글 남자 부문에 출사표를 던졌다. 16일 예선전에 출전해 자신의 기량을 뽐낸다. 이 종목에는 한국 피겨의 유망주 차준환(17)도 출전한다. 2014 소치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24·일본)도 무대를 꾸민다.
데니스 텐. [사진=연합뉴스]

사실 평창은 텐에게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텐의 몸 속에는 한국인의 핏줄이 흐른다. 그의 고조할아버지는 항일 의병장 민긍호 선생이다. 민긍호 선생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 후 의병부대를 조직해 항인 투쟁을 이어나간 인물로, 정부는 공로를 인정해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민긍호 선생 사후, 일가는 우여곡절 끝에 카자흐스탄에 정착했다.

텐에게는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연한 동작을 요하는 피겨 스케이팅은 10대 중후반 최절정의 기량을 뽐낸다. 20대 중반인 텐은 노장에 속한다. 자신도 올림픽 이후 은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텐은한 언론 인터뷰에서 “올림픽 이후에 계속 피겨를 할지는 모르겠다. 모든 관심사는 평창이다”고 말했다.

텐은 한국을 제2의 조국이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올림픽이 제2의 고향, 모국이기도 한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 순간을 하루빨리 경험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한국 사람들, 할머니, 그리고 민긍호 고조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경기에 임하고 싶다. 특별한 올림픽인 만큼, 무대가 끝나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겨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s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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