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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發’ 美·中 무역전쟁에…샌드위치된 한국
트럼프 “한국과 나쁜 무역 협정”
美 1년간 불공정무역 조사 94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위시한 여러 국가를 상대로 무역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를 중요한 시장으로 둔 한국은 양국 사이에 끼여 피해가 확산되는 ‘고래 싸움에 낀 새우등’ 신세가 됐다. 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까지 언급함에 따라 우려가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년간 불공정 무역 행위에 대한 조사건수는 94건에 달했다고 CNN머니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81%나 증가한 수치로, 조사 대상 국가는 수십 개나 됐다. 일부 조사는 여전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무역에서 큰 펀치는 자제하고 잽을 많이 날렸다”면서 “가까운 미래에 중대한 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전날 중국과 한국, 인도, 캐나다, 그리스, 터키 등에서 수입된 원형 용접관에 대한 무역 구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수입이 미국 생산자에게 불공정하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판단되면 상무부는 국가에 따라 최소 16%에서 최대 132%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 FTA를 겨냥한 발언도 내놨다.

그는 백악관에서 공정 무역을 주제로 연 간담회에서 “우리는 한국과 매우, 매우 나쁜 무역협정을 맺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그 협정은 손실만 낳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협정은 재앙이었다”면서 “재협상을 통해 한미 FTA를 공정한 협정으로 바꾸거나 폐기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또한 미국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이 덤핑에 의해 전멸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미국의 무역 공세에 대해 중국은 스티렌으로 맞불을 놨다.

13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반덤핑 조사 결과 한국, 미국, 대만에서 수입되는 스티렌의 저가 판매로 자국 산업이 실질적 피해를 입었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이들 지역에서 수입되는 스티렌은 5.0∼10.7%의 반덤핑 관세를 물게 됐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농업계를 겨냥해 미국산 수수 반덤핑 조사를 선언한 데 이어 미국산 대두도 무역 보복 타깃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 상무부가 지난 1월부터 미국에서 수입되는 대두에 대해 반덤핑·반보조금 관세 부과를 포함한 무역 구제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은 미국이 지난달 발동한 태양광패널과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이어 중국의 스티렌 반덤핑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면서 잇따라 타격을 입고 있다.

미중 양국은 서로 무역보복 조치를 꺼냈다는 점을 희석시키기 위해 한국 등을 들러리로 끼워넣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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