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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년대 초반 준공 강남 아파트, 리모델링 붐
청담 건영·서초 잠원 훼미리 등
재건축보다 쉽고 효율성 높아


서울 강남 지역에 1990년대 초반 지어진 아파트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확산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준공된 아파트들이 재건축에 대한 기대와 규제에 대한 불안으로 갈팡질팡하는 사이, 일찌감치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12일 청담 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에 따르면, 지난 9일 강남구청으로부터 조합 설립 인가를 통보받았다. 1994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240가구 아파트를 29가구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이르면 내년 말께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단순히 가구를 많이 늘리는 것보다 부담금은 늘더라도 여유 공간을 많이 둬서 고급화하는 쪽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주변 리모델링 성공 사례가 있어서 주민 동의를 얻기가 수월했을 것이라 분석한다. 인근 청구아파트를 리모델링 한 청담아이파크는 리모델링 전인 2009년에 비해 집값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11월 실거래가는 전용 110㎡ 17억원에 달한다. 2억6000만원의 추가분담금은 상쇄하고도 남는다. 바로 옆 청담래미안로이뷰(두산아파트 리모델링)도 같은 해 리모델링이 끝난 후 값이 크게 뛰었다.

인근 T공인중개사는 “집값은 둘째치더라도 골프연습장, 헬스시설, 주차장 등 생활 편의시설이 개선돼 실거주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9일 서초구 잠원 훼미리아파트(1992년 준공)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 설명회가 있었다. 이곳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이 진행한 이 설명회에는 전체 288가구 중 150여 가구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추진위원회 측은 이르면 내달 초 조합 설립 총회를 열고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인근 잠원 한신 로얄(1992년 준공), 송파구의 문정 시영(1989년), 성지아파트(1993년), 강남구 개포동의 대치2단지(1992년)ㆍ대청아파트(1992년), 대치동의 선경3차(1990년)ㆍ대치현대1차(1990년) 등도 강남권 주요 리모델링 단지로 꼽힌다.

1990년대 초반 아파트들이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재건축 연한(30년)에 도달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 1970~80년대 지어진 아파트 단지들과는 달리 대부분 10층 이상 고층으로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 사업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재건축 규제 강화 분위기에 사업 여건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 속도가 빠르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대체로 소규모 단지 위주로 추진돼 대단지의 성공 사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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