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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규모 4.6 여진]“아직 상처 그대로인데”…91회 여진 끝없는 ‘지진공포’
-본진 이후 석달만에 최강 여진…여진 91회로 늘어
-복구 끝나기도 전에 다시 강진…문화재 피해 잇따라
-주민 “이제 끝나나 싶었는데”…여진 피해에 절망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포항이 석 달만의 여진으로 다시 ‘지진 공포’에 빠졌다. 겨우 보수를 마친 1500년 사찰은 규모 4.3의 강진에 대웅전에 균열이 생기는 등 다시 피해를 겪었고, 지진 공포에서 벗어나던 주민들은 온종일 추가 여진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5시3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의 진동이 감지됐다. 규모로만 따지면 지난 11월 포항 본진(규모5.4)보다 16배 작은 에너지지만, 그간 본진 이후 발생했던 여진 중에서는 최대 규모다.

지난 11일 규모 4.6의 여진으로 다시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의 보경사. 대웅전 활주가 여진의 여파로 휘었다. [사진=보경사 제공]

실제 사람이 지상에서 느끼는 정도를 나타낸 진도로 따져봐도 이번 여진은 경북 지역에서 ‘V(5)’를 기록했다.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안에 있는 물건이 파손되거나 추락할 수 있는 수준의 진동이 발생한 셈이다. 거리가 떨어진 울산과 충북에서는 진도 4를 기록했고, 경남과 대구, 강원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

기상청은 “포항 지진의 단층면 분석 결과 수직운동 성분이 발달한 역단층 운동으로 분석됐다”며 “기존까지 가장 강했던 여진으로 기록된 지난해 11월 15일 규모 4.3의 여진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항에는 규모 2.0 수준의 여진이 두 차례 더 발생하면서 본진 이후 총 91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추가 조사를 통해 이번 여진의 원인을 정밀 분석해봐야 추가 여진 발생 여부 등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진 석 달 만에 가장 강력한 여진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은 다시 지진 공포에 떨었다. 포항 북구 주민인 이중래(62) 씨는 “찬장에 있던 그릇이 쏟아지면서 건물 안에서도 흔들림이 정확히 느껴졌다”며 “한동안 작은 여진도 없어 이제 지진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평생 이렇게 지진 공포에 살아야 하나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마을 곳곳 보수를 해놨던 곳에 다시 균열이 가면서 주말에 날벼락이 떨어졌다”며 “동네 주민들도 모여 다시 피난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포항 여진으로 119 등에 부상을 호소한 주민만 3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떨어진 물건 등에 다쳐 경상을 입어 치료 후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진 이후 복구에 나섰던 건물도 이번 여진으로 다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본진으로 대웅전 등이 파손돼 보수에 나섰던 경북 포항시 소재 사찰인 보경사는 이날 여진으로 대웅전을 떠받치는 기둥이 다시 기울고 벽이 갈라지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보수가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여진이 발생하자 1500년 역사의 사찰은 단청이 떨어지고 벽화에 금이 생기는 등 문화재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포항시는 이날 오후부터 보경사를 비롯한 시내 문화재와 건물의 여진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250여명이 대피해 있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행실내체육관 대피소도 당분간 계속 운영될 예정이다. 여진 전날 연장 운영이 결정됐지만, 이날 강진이 반복되면서 다시 대피소로 돌아가겠다는 이재민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자원봉사자와 종교단체가 맡아왔던 식사도 시가 일부분 담당하는 등 안전진단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피소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여진으로 인한 추가 피해에 대해서도 조사에 나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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