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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정인석 한국바이오경제학회 회장,한국외대 경제학부 교수]바이오경제시대, 새로운 도약기회 왔다
정보기술 뒤를 잇는 미래 먹거리로서 바이오기술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뜨겁다. 일부 기업에서 상업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는 바이오기업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경제’라는 말도 회자되기 시작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그 개념과 전략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다. 바이오경제란 무엇인가. ‘기술 중심적 비전’과 ‘자원 중심적 비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술 중심적 시각에서 보면, 생명과학 지식이 발전하고 그것이 보건, 농수산, 화학, 에너지, 소재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돼 성장을 주도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첨단기술과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 각국이 앞다퉈 적극적인 바이오 혁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한편, 최근에는 자원 중심적 비전이 더 강조되고 있다. 이 비전에 의하면, 바이오경제는 재생가능한 생물학적 자원을 생산, 전환, 응용하는 활동이다. 식량확보, 화석연료 고갈, 기후 문제 등의 사회적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와 환경을 만들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바이오경제로의 전환은 단지 특정 산업의 성장이 아니라, 경제 전체의 생산과 소비 패턴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지금 선진국은 바이오경제 구축을 위한 국가전략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디지털 정보기술이 상업화되기 시작하던 시점에 우리 정부는 정보화를 강하게 추진했다. 정부의 선도 하에 기업, 연구소, 대학이 힘을 합쳐 결국은 IT강국을 만들어냈다. 지금 실험실의 문턱을 넘어 산업과 시장으로 나오기 시작한 바이오기술이 당시의 정보기술과 비슷한 상황에 있다. 향후 세계 경제는 디지털경제와 바이오경제라는 두 개의 축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미 반쯤 이룩한 디지털경제의 뒤를 이어 바이오경제가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바이오경제 구축을 국가 아젠다로 설정하고 다 같이 힘을 합쳐 IT 신화를 재현해 보자고 제안한다.

바이오경제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바이오기술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의 디지털 혁신에서는 기업이 주인공이고 정부는 여건만 만들어 주면 된다. 정부는 잘 나가는 산업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잘 나가야 하는데 잘 안되고 있는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

하지만 돈만 붓는다고 혁신이 되는 것이 아니다. 바이오혁신시스템이 같이 발전해야 한다. 바이오혁신의 가장 큰 특징은 혼자서는 혁신의 전 과정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주체들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대학과 산업의 연결이 중요하다. 미국의 바이오혁신 성공의 비결로 대학 교수들의 적극적인 상업 활동과 이를 뒷받침하는 벤처캐피털 시스템을 든다. 거의 모든 바이오신약은 대학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에는 대학은 논문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며 기업은 대학교수를 신뢰하지 않는다. 단절돼 있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바이오혁신이 될 수 없다. 대학은 기업가 대학으로 거듭나야 하고 대학과 산업을 연결하는 중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기업은 남들과 협력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다양한 주체의 협력을 유도하는 정부 리더십 역시 매우 중요하다.

바이오경제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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