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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신부 “설에 남자친구 큰집까지 가야되나요?”
설 앞두고 벌써 시작된 ‘시월드’
여자 “마지막 명절은 가족과…”
남자 “결혼전 인사는 예의·도리”


오는 5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김모(32ㆍ여) 씨는 얼마 전 남자친구와 명절 관련 이야기를 나누다 언쟁을 벌였다. 남자친구가 결혼을 앞둔 만큼 이번 설 연휴에 자신의 큰집에 함께 인사를 드리러 가자고 한 것. 김씨는 결혼 전 마지막 명절인 만큼 가족들과 연휴를 보내고 싶었다. 언쟁 끝에 결국 각자 집에서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다.

김 씨는 “결혼 전 마지막 명절이니 부모님과 함께 소중히 보내고 싶었는데 정작 남자친구는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함께 가자고 했다”며 “결혼하면 우리 가족들과 명절 보낼 시간도 적어지는데 이런 걸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속상해했다. 그러면서도 “시댁 식구들이 행여나 날 좋게 보지 않을까 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걱정을 토로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상대방 가족에게 명절 인사를 가는 문제를 두고 일부 예비 부부들 사이에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싱글로서 마지막 명절을 자유롭게 보내고 싶은 생각이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임모(28ㆍ여) 씨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임 씨도 결혼 전 명절을 가족들과 오붓하게 보내고 싶지만 예의상 예비 신랑 가족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갈 계획이다.

임 씨는 “맘 같아선 집에서 쉬고 싶은데 왠지 과일 바구니라도 들고 시댁 식구들을 찾아뵈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든다”며 “남자들은 우리집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되지만 여자들은 시댁에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도 없고 부엌일이라도 도와야 하지 않겠냐”며 걱정했다.

이어 “유부녀 친구들과 상의해보니 평생 시댁에서 명절 보낼 텐데 결혼 전이라도 가지 말라고 말렸다”며 덧붙였다.

남성들도 할 말은 있다. 결혼과 함께 책임감이 커지는 만큼 가족으로서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4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이모(35) 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에게 양 쪽 집안에 인사를 드리러 가자고 했다가 싸움만 날 뻔 했다. 여자친구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정리했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씨는 “이제 서로 가족이 되는 것이니 서로의 가족을 잘 챙기자는 의미로 꺼낸 말이었는데 여자친구가 정색해서 당황했다”며 “상대방 가족에게 인사 드리러 가는 것이 가족으로서의 도리 아닌가 하는 생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머지 않아 결혼할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아들을 둔 주부 송모(60) 씨는 “명절 때 굳이 예비 며느리가 와야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집에) 오면 더 반갑고 예뻐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두 딸을 키우는 이모(61) 씨는 “여전히 결혼 전인데도 불구하고 딸들이 예비 시댁에 간다고 하면 섭섭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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