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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은행, 금타 이어 대우건설도 매각 실패...2연속 '헛발질'
‘다 털었다’ 선언했는데 또 부실
재무불안해 매각 재추진 어려워
대우조선
ㆍKAI 사태에도 개선없어
경영관리ㆍ정상화 능력 ‘물음표’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에 실패했다. 금호타이어에 이어 2연속 헛발질이다. 산은은 지난 해 빅베스(big bath)로 대우건설 잠재부실을 모두 털었다고 자신했지만, 해외에서 또다시 대규모 손실이 느닷없이 발생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한국항공우주(KAI) 사태와 연결해 산은이 과연 기업들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능력이 있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8일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9일 만이다. 호반건설의 포기결정은 응찰했던 시점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대규모 국외 손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 건물 전경

대우건설은 전날 2017년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4분기 매출 2조9146억원, 영업손실 1432억원, 당기순손실 147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5.9% 감소했고,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다시 제작하게 되면서 작년 4분기 실적에 3000여억원의 잠재 손실을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 최근 발생 일련의 문제들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고 아쉽지만 인수 작업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은 아직 산업은행과 양해각서(MOU)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지 않아 매각이 결렬돼도 법적 책임은 없다.

대우건설은 2016년 3분기 재무제표가 외부감사인에 의해 ‘검토의견 거절’을 받자 뒤이은 4분기에 세전손익 기준으로 1조1000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그러면서 “해외공사 추가원가 발생 부분 및 국내외 투자자산 손상차손 그리고 향후 발생할지도 모르는 잠재손실까지 철저히 반영했다”고 자신했었다. 대표이사도 산업은행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맡겼다. 하지만 채 1년도 되지 않아 잠재부실이 다시 발생했다. 

대우건설은 회계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당분간 재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따라 산은이 대우건설에 쏟아부은 3조2000억원의 자금의 회수도 불투명해졌다.

NICE신용평가는 “대우건설은 2017년말 해외부문 수주잔고의 평균 원가율이 104.0%로 매우 부진한 가운데,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까지 빈번하게 발생해 원가관리능력 및 클레임 청구 등 해외사업 교섭력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타르 고속도로에 2017년 대규모 추가 원가가 발생한 가운데, 여타 손실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원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이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 공사비 발생임에 따라 실질 완공시점까지 지체상금(Liquidated Damages, LD) 을 포함한 추가 공사비 증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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