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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 로또 퇴출 위기 ②] 편의점 로또족, 어디로 가야 하나
-편의점에서 로또 판매중단 예고 속
-둘 사이 찰떡궁합 새삼 세간 입방아
-편의점 로또광풍 옛날 기억속으로?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숫자 6개의 조합이 만드는 최고의 예술. 45개 숫자 중 6개를 동시에 맞혀야 1등이 되는 게임. 당첨 확률 약 814만분의 1. 일확천금 문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곤 하지만, ‘인생 역전’ 기회를 선사하는 단 하나의 수단.

‘로또복권’이 국내에 도입된 지 꼭 16년째다. 지금의 전자식 로또복권은 2002년 12월부터 시판됐다.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과학기술부 등 10개 복권발행기관이 연합해 발행했다. 

지난해 로또복권은 하루 평균 104억원 어치 팔려 역대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복권방. [사진=연합뉴스]

당시 로또 위탁운영업체였던 국민은행은 복권 판매를 희망하는 곳의 신청을 받아 전국 5000곳의 판매처를 최종 선정했다. 로또는 국민은행, 슈퍼, 가판점, 편의점, 이동통신대리점, 주요 극장 및 대형서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편의점은 로또 판매 효과를 톡톡히 봤다. ‘찰떡궁합’이었다. 로또를 사러 오는 손님이 다른 제품도 구입하니 편의점으로선 로또는 효자 상품이었다. 2000원짜리 로또 한장을 판매하면 수수료는 불과 110원. 마진은 적은 편이었지만 로또로 인한 ‘모객효과’가 컸다.

실제로 로또 취급 후 일부 편의점 매출은 30~50%가량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주요 판매처였던 국민은행이 문을 닫는 토요일이면 로또 마니아들이 편의점에 몰려들었다.

로또는 국내에 도입된 지 불과 두세달 사이에 ‘로또 광풍’을 일으켰다. 로또는 1등 당첨자가 없을 경우 당첨금액이 다음 회로 이월돼 기대가치가 상승한다. 2003년 로또복권 1등 당첨자가 4회동안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700억원으로 불어났고, 소비자들은 더욱 로또에 열광했다.

바이더웨이, LG마트 등 당시 로또 판매를 대행했던 편의점에서는 복권 대박의 행운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복권을 사기 위해 번호를 기록해야 하는 OMR카드 용지가 떨어져 복권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 담배였지만 로또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2003년 로또는 판매액은 3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로또 열기는 2003년 정점을 찍은 뒤 이후 주춤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9년부터 다시 판매액이 늘기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성인 1인당 로또 평균 구매액은 72만77원이었다.

그 사이 점포 수가 확대된 편의점은 사람들이 가장 편하게 찾는 복권 구매처로 자리매김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2016년 실시한 복권 인식 조사에 따르면 복권방(59.9%) 다음으로 복권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편의점(28.3%)이었다. 작년 말 기준 로또복권을 판매하는 편의점 수는 641개다.
하지만 올해 12월부터는 편의점에서 복권을 살 수 없게 된다. 정부는 온라인 로또복권 판매가 시작되는 이때부터 로또 법인 판매장 계약을 단계적으로 해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로또복권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면 복권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오프라인 판매장 수를 줄여아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로써 16년만에 편의점과 로또의 공생 관계는 막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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