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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값 양극화...중위권도 고가화
상위 20%가 하위 20%의 4.5배
중위가 평균가 넘어 격차 확대
저가는 지지부진, ‘중간’ 사라져
소득시장 ‘중산층 약화’와 유사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양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가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데 이어 중위가격대 아파트값도 크게 상승하면서다. 저가 아파트 값만 부진하면서 아파트 시장에서도 중산층 이하만 부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중형(전용 62.8~95.9㎡) 아파트 중위가격(혹은 중앙가격)은 처음 7억원(7억892만원)을 넘었다. 평균가격은 6억2387만원을 기록했다.중위가격이 평균가격보다 8505만원 높은 것인데, 2년 전 격차(2364만원)보다 4배 가까이 더 벌어졌다.

[사진=강남 아파트 밀집지역, 출처=연합뉴스]

중위가격(혹은 중앙가격)은 전체 주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장 중앙에 위치하는 주택의 가격이다. 주택가격을 모두 더해 주택수로 나눈 평균가격보다 현실을 더 잘 반영한다고 평가된다. 평균가격은 고가 주택이 오르면 뛰지만 중위가격은 그렇지 않다. 반대로 저가 주택값이 급락하면 평균가격은 하락하지만, 역시 중위가격은 변함이 없다. 중위가격은 일부 주택 가격의 움직임보단 전체의 중간만을 표시할 뿐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아파트값은 평균가격이 중간가격보다 높은 게 상식으로 통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몰려 있는 고가 아파트 가격은 한없이 오르는데 다른 지역 아파트 시세 상승은 미미하면 평균만 상승할 뿐 중간가격은 별로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 이상한 현상이 목격됐다. 2015년 하반기부터 중위가격이 평균가격을 앞서기 시작했다. 5년 전인 2015년 1월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4억9283만원으로 중위가격(4억8039만원)보다 1244만원 높았다. 중위가격 상승폭이 계속 평균가격 보다 커지더니 그해 11월 중위가격(5억2405만원)이 평균가격(5억2282만원)을 100여만원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이 격차는 계속 벌어져 올 1월 현재 2887만원까지 커졌다.(중위가격 7억500만원, 평균가격 6억7613만원)

이런 현상은 주택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인기 주택형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 서울 강남(강남, 서초, 송파 등 한강 남쪽 11개구)의 중형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8억7523억원인데 평균가격은 7억3407만원으로 1억4116만원씩이나 격차가 벌어져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중간대에 있는 아파트들이 최근 많이 오르면서 중위가격을 상승시킨 반면, 중위권 밑의 아파트 가격은 지지부진하거나 추락해 전체 평균가격을 중위가격만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전문위원은 “평균가격이 중위가격보다 낮다는 건 중위가격보다 훨씬 싼 주택이 전체 평균 상승세를 상쇄시킬 정도여야 한다”며 “강남권의 경우 중위권 이상 아파트와 그보다 싼 아파트간 시세 차이가 더 많이 벌어졌다”고 해석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5등분해 가장 낮은 1분위로 가장 비싼 5분위로 나눈 5분위 배율은 1월 기준 4.5로 역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상위 20% 아파트가 하위 20%의 4.5배라는 의미다. 5분위배율은 2014년 8월 4로 첫 진입한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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