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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새 아파트는 로또?…분양가 통제의 이면
강남구 아파트값 3년간 24%↑
분양가 규제로 시세차익 키워
강남권 수백대1 청약경쟁 이유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새로 짓는 아파트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어 인기지역 분양 아파트에 들어가는 게 사실상 ‘로또 당첨’과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아파트 분양가는 심사를 통해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는데, 주변 기존 아파트 매매값은 폭등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주변보다 수억원씩 싸게 사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3년(2014년12월~2017년 12월) 동안 평균 15.34% 올랐다. 강남구가 24.03%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강동구(19.75%), 강서구(19.18%), 서초구(17.21%), 송파구(16.94%), 양천구(16.68%) 순으로 상승폭이 컸다.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전경.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HUG의 월간 동향 자료 기준)는 2014년 12월 3.3㎡당 2023만원에서 2017년 12월 2213만원으로 9.39% 오르는 데 그쳤다.

기존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 상승률과 6%p 가량 차이가 나는 셈이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지역은 특히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과 새 아파트 분양가의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예컨대 작년 9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자이’는 3.3㎡당 4250만원에 분양했다. 당초 예상 가격인 4600만~4700만원보다 낮았고, 2016년 1월 분양한 ‘신반포 자이’보다도 싸게 분양했다.

그런데 KB국민은행에 따르면 기존 강남권 아파트값은 3.3㎡당 5000만원을 속속 돌파하고 있다. 같은 서초구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는 이미 3.3㎡당 7000만원에 육박한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는 올 1월 3.3㎡당 평균 매매가(5149만원)가 5000만원을 넘어섰다.

최근 강남권에서 분양하는 새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수백대 1을 기록하는 건 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은 HUG가 분양가를 통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분양보증 심사를 통해 분양가를 사실상 규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HUG는 새 아파트가 1년 내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의 평균 분양가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만약 1년 이내 인근에서 분양한 사업장이 없으면 인근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HUG의 분양가 통제로 분양가가 안정세를 보이지만, 강남 등 주택 수요가 몰리는 곳에선 새 아파트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아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로또 아파트’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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