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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쇼핑 카탈로그 시대 저문다…현대홈쇼핑 제작 중단
-“온라인ㆍ모바일 등에 사업역량 집중위해”
-빅4 홈쇼핑사 중 처음…전통 구매방식 쇠락 상징
-다만 GS샵, CJ오쇼핑 등은 유지해나간다는 계획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TV홈쇼핑 카탈로그(상품 안내 책자)가 거실 탁자 위에 늘 자리했다. 카탈로그를 뒤적이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하면 곧장 전화를 걸어 구매하는 풍경도 익숙했다. 하지만 홈쇼핑 카탈로그는 어느덧 지방 미용실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품’이 됐다. 최근 몇년 간 카탈로그 제작 부수를 줄여가던 홈쇼핑 업체들은 급기야 제작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올해부터 카탈로그 사업을 전격 중단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매달 150만부를 발행하며 여성지를 압도하는 발행부수를 자랑했었다. 하지만 카탈로그 판매 비중이 떨어지면서 발행부수를 줄여가더니 아예 사업을 접은 것이다. 

주요 4개 홈쇼핑사 가운데 현대홈쇼핑이 처음 카탈로그 판매를 중단했다. 사진은 CJ오쇼핑 카탈로그 표지 이미지. [제공=CJ오쇼핑]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제작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온라인과 모바일, 데이터방송 등 새로운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그쪽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카탈로그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국내 주요 홈쇼핑사로 꼽히는 4개사(CJ오쇼핑ㆍGS샵ㆍ현대홈쇼핑ㆍ롯데홈쇼핑) 가운데 카탈로그 사업을 중단한 업체가 나온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선 두번째다. 앞서 홈앤쇼핑이 2015년 1분기에 카달로그 사업을 접었다.

홈쇼핑의 특색있는 판매 채널인 카탈로그에서 업체들이 손을 떼고 있는 건 전통적 구매방식의 쇠락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다.

다만 다른 주요사들은 카탈로그 판매 시장을 여전히 유효한 시장으로 보고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GS샵은 3주에 1번씩 60만부 내외의 카탈로그를 발행하고 있다. TV를 잘 보지 않고 온라인ㆍ모바일에도 익숙하지 않은 고객층이 타깃이다. TV홈쇼핑 상품을 단순히 책자에 옮겨놓은 것이 아니라, 전체 상품의 절반 가량은 TV나 모바일에서 볼 수 없는 단독 상품으로 채워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GS샵 카탈로그 표지 이미지 [제공=GS샵]
GS샵 카탈로그의 상품 안내 페이지 [제공=GS샵]

GS샵 관계자는 “카탈로그 시장은 모바일이 급속도로 보급된 시점에 영향력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발행부수를 전년도보다 오히려 10% 가량 늘리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상품 차별화를 꾀하는 동시에 T커머스에서 소개된 상품을 카탈로그에도 실어 중소기업의 판매 창구를 넓히는 역할도 하고 있다. 

NS홈쇼핑도 카탈로그 시장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강 전문 쇼핑북’으로 전략 방향을 잡았다. "시니어 고객의 구매력 확대 등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그에 맞춘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NS홈쇼핑 관계자는 밝혔다.

양사는 카탈로그 영향력 확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공동 배포에 나서기도 했다. NS홈쇼핑 카탈로그 고객에게는 CJ오쇼핑의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스페셜북 ‘스타일 앤 픽’이, CJ오쇼핑 카탈로그 고객에게는 NS홈쇼핑의 스페셜북 ‘NS식품관’이 함께 발송됐다.


롯데홈쇼핑 카탈로그 표지 이미지 [제공=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6월 카탈로그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페이지당 매출이 약 20% 증가했다고 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중년여성에게 영향력 있고 생활 속 매체, 충성도 높은 매체라는 점이 카탈로그의 강점”이라며 “업계가 카탈로그 사업을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리뉴얼, 새로운 콘텐츠 발굴 등으로 지속적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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