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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동계올림픽 G-21] 평창넘어 평화로…정부, 한반도기·단일팀 논란 정면돌파 의지
내년 유니버시아드 공동입장 추진
국내 각종체육대회 北초청 확대
남남갈등 해소·국제공조등 감안
일부선 “속도조절 해야” 목소리도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한반도기 공동입장에 대한 반대여론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평창 이후 남북 체육교류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본격적인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로 삼아 향후에도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큰 그림을 밝힌 것인데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평창에서 시작하는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업무보고에서 남북 문화교류를 재개하겠다는 내용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특히 체육분야에서 국내대회에 북한팀을 초청하고 종목별 교류를 확대하겠다면서 오는 8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내년 동ㆍ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도 공동입장과 공동응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문화교류를 점차 확대해나가겠다면서 2030년을 목표로 남북한이 중국, 일본과 함께 월드컵을 공동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과 내년 동ㆍ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까지는 시간이 충분한 만큼 평창올림픽에선 여자 아이스하키 한종목에 그쳤던 남북 단일팀 구성이 대폭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반도기 공동입장이 이미 9차례 성사된 전례가 있는데다, 이번 논란은 동ㆍ하계올림픽 개최국 선수단이 자국 국기를 들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데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입장 등은 큰 무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작년 한해 잇단 핵ㆍ탄도미사일 도발로 국민들의 대북인식이 크게 악화되면서 남북 체육교류에 대해서도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의 발걸음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남북 한반도기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국민여론이 곱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얼미터가 17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평창올림픽 개ㆍ폐회식 때 남북 선수단이 모두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0.5%였다. 반면 ‘남한 선수단은 태극기를, 북한 선수단은 인공기를 각각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9.4%였다.

한국 선수의 피해가 우려되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안좋다. 국회의장실과 SBS가 지난 11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선 ‘단일팀을 무리해서 구성할 필요가 없다’는 답변이 72.2%에 달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지지층인 20대와 30대는 각각 82.2%, 82.6%가 반대의 뜻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단일팀 구성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에는 정부의 안이한 태도도 한몫을 했다.

정부는 사전에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에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가 남북 단일팀이 아니었으면 누구도 아이스하키팀을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발언과 이 총리가 남북한의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랭킹을 언급하면서 메달권과 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한 취지의 발언은 선수단과 국민 눈높이에 동떨어진 것이었다.

이밖에 남북 금강산 공동행사는 개최지인 평창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고, 국가대표단이 빠진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은 국제사회 제재 위반 지적과 동계스포츠계의 반발이 이어지는 등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나오는 형편이다.

대북소식통은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 선순환이라는 구상을 갖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모처럼 찾아온 남북화해 무드에 지나치게 고무된 것 같다”며 “남남갈등 우려와 국제사회와의 공조 등을 감안해 속도를 조절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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