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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책] 80세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

  • 기사입력 2018-01-11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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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 지음 <가을 낙엽의 이야기>
-척박한 시대 살아온 인생수필ㆍ교훈
-후회ㆍ다짐했던 일들 담담하게 풀어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 “부끄럽다. 너무 부끄럽다. 윤동주 시인이 20대에 다짐한 것을 나는 나이 80이 가까워서야 깨닫고 있으니 이 얼마나 한심한 인간인가. (중략) 내 삶이 아름답지도 못했으며, 무엇 하나 뚜렷하게 열매를 맺은 것도 없다.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제 20대로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 수도 없는 일이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아 있는 가을동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느냐고 물으며 살아가야 겠다.”

“나의 인생도 늦가을에 접어들었다. 나뭇잎처럼 떨어질 것이다. 내가 할 일을 생각해 본다.”

“마음이 무겁다. 이 세상에는 나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말 한마디 나의 어떤 행동이 누구에게 상처가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모두에게 용서를 빌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는 뭘까.

바로 자장가일 것이다. 꼭 노래일 필요는 없다. 나지막히 아이 마음의 평온을 주는 책읽는 소리도 일종의 자장가일 수 있다.


80 다 된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자장가처럼 읽어주는 책이 나왔다. <가을 낙엽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김경식 씨다. 1940년 제주 출생이니, 거의 여든이다.

책의 부제를 ‘80세 할아버지가 손자들에게 들려주는’이라고 단 것을 보면 책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지은이는 팔십평생 간직해왔던 인생 스토리를 손주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수필 형식의 이 책은 그러니 ‘자장가’다.

지은이는 제주사범학교를 졸업했고, 초등학교ㆍ고등학교 교사를 했고, 행시 합격후 공무원의 길을 걸었다. 총무처, 중앙공무원교육원, 대통령 의전비서실, 동력자원부 등에서 근무했다.

그렇다고 책은 공무원 얘기는 아니다.

저자는 어렸을때 제주에서의 삶, 서울에서 맞이한 해방, 직접 겪은 제주 4ㆍ3사건 등 지나온 일들을 주머니 속에서 꺼내 담담하게 이야기로 푼다. 나이 여든까지 오기 겪었던 파란만장한 삶들, 시대적 사건들과 얽힌 스토리를 풀어내면서도 과거의 추억과 향수, 그리고 인생 후배들에 대한 교훈 이야기를 잊지 않는다. 동자부에 근무할때 110볼트 전기를 220볼트로 바꾸는데 앞장 섰던 전기혁명의 주역이었다는 글에선 인생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진다.

여기까지의 수필이라면 그동안 나왔던 수많은 책들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전쟁후 도시화, 산업화, 민주화를 겪어오는 동안의 삶의 얘기라면 시중에 넘치고 넘친다.

지은이는 여든 인생에서 평온을 찾고, 사랑을 찾고, 배려를 찾았다. 그 전까지는 욕심의 끈을 놓지 못했다. 그게 인생이란다. 삶의 성찰이 담긴 저자의 수필을 따라가다보면 짧디 짧은 인생에서 어떤 것이 소중한 것인지, 어떻게 사는 게 올바른 삶인지 한번 생각케 하는 단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는 80 가까운 나이를 ‘늦가을’이라고 표현했다. 저물어가는 인생에서 어떻게 사는게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그 깨달음을 글로 적고, 그것을 예전에 실행하지 못했던 부끄러움을 담담하게 고백하고, 그 자신으로 인해 혹시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면 용서를 구한다. 사람을 제대로 사랑하는 법, 진지하게 살되 삶 속에서 탐욕을 버리는 법, 사소한 일의 소중함을 깨닫고 말 한마디를 신중하게 하는 법, 감사하게 사는 법 등이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해주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열정을 앞세워 욕심을 부리는 이들에겐 다소 따끔한 충고가 될 수 도 있겠다 싶다. 책 뒤 겉장에 “80 평생의 체험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할아버지 아버지 손자세대 모두 읽어야 할 삶의 지침서”라고 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니 책을 읽어가다보면 ‘할배‘나 ‘아재’ 같은 지루함 보다는 한번쯤 새겨들어야 할 인생의 교훈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지은이는 전문 작가는 아니다. 그래서인지 가끔 투박한 문장도 보인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매력이다. 아마추어의 신선함이랄까.

만약 여든 인생의 이야기를 전문 작가처럼 군더더기 없이 세련되게 풀었다면, 뭔가 포장한 듯한 느낌, 가공품을 손에 든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가을 낙엽의 이야기>는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입맛을 확 당기게 하는 원재료 같은 매력을 준다.

지은이는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이 첫순간이고, 마지막 순간이며, 유일한 순간이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다고 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한 말이지만, 그가 손주를 비롯한 인생 후배에게 직접 해주고 싶은 말일 것이다.

청소년들이 만약 인내심을 갖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때면, 이런 생각이 들지 모르겠다.

내 인생 여든이면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갈까. 아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 할아버지처럼 인생을 되돌아볼 기회는가질 수 있을까.

출판사는 길동무, 362페이지, 1만5000원.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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