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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최우선 가치는 돈ㆍ명예 아닌 ‘행복한 가정’
-건강과 아름다움ㆍ경제적 풍요 뒤따라
-63.6%는 현재 삶에 만족…6.6%만 불만
-가장 불만족인 건 소득ㆍ재산 수준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 성북구에 사는 대학생 이형석(22) 씨는 최근 친할머니와 작은 말다툼을 벌였다.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그를 못마땅해하던 친할머니가 식사 자리에서 핀잔을 준 탓이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 잘한다는 말만 들은 손자가 왜 대기업이 아닌 공무원 쪽을 택했는지 모르겠다는 게 요지였다. 갈등은 부모님이 중재해 끝났지만 그는 여전히 친할머니 말을 되새겨 볼 생각이 없다. 이 씨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부모님은 가족들을 위해 지난 20여년간 희생만 하고 있으시다”며 “무척 감사하지만 그런 모습들을 보며 나는 돈은 못 번다고 해도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행복한 가장이 돼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다짐은 흔들림이 없다”고 했다.

서울 시민 3명 중 1명은 이 씨처럼 돈과 명예 아닌 ‘행복한 가정’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며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민 31.0%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행복한 가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건강과 아름다움’, ‘경제적 풍요’ 순이다. [사진=123RF]

1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걸 묻는 질문에 ‘행복한 가정’이라고 답한 서울시민은 모두 31.0%다. 이어 ‘건강과 아름다움’(23.5%), ‘경제적 풍요’(18.0%), ‘사회적 성공’(9.3%), ‘좋은 인간관계’(4.2%) 순이다.

이와 관련, 성동구에 사는 프리랜서 학원강사 김선희(36ㆍ여) 씨는 “돈이 많이 없더라도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할 수 있고, 작더라도 이사 걱정없는 집이 있으면서 가끔씩은 여행도 갈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만족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어찌보면 평범한 바람이지만, 요동치는 부동산에 매번 야근에 시달리는 현실을 보면 ‘행복한 가정’이야말로 무엇보다 이루기 힘든 목표인 것 같아 더욱 절실해진다”고 말했다.

이 밖에 정신적 성숙(2.4%), 취미생활ㆍ여가(2.0%), 이성과의 사랑(0.6%), 지식ㆍ학식(0.4%)도 언급됐다.

전반적인 생활로 볼 때 시민 63.6%는 그래도 현재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보통은 29.8% 불만족은 6.6%를 기록했다. 다만 현재 소득ㆍ재산에 만족한다는 응답률은 43.9%(6.2점)에 그쳤다. 보통과 불만족이 각각 42.3%, 13.8%로 상당수 시민은 지갑사정에 아쉬움을 느꼈다.

한편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 또한 가족(8.7점)이 꼽혔고, 소득ㆍ재산(8.2점), 친구(8.1점)가 뒤이었다.

이 조사는 만 19세 이상 79세 미만 서울 거주시민 1006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하에서 ±1.39%포인트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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