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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 카페]200자 다이제스트
▶두레방 여인들(문동환 지음, 삼인)=백수를 앞둔 문동환 목사가 2년만에 새책을 냈다. 두레방은 문 목사의 부인 문혜림 여사가 1986년 의정부에 설립한 기지촌 여성 지원 단체로, 두레방을 초기부터 물심양면 지원해온 문 목사가 두레방을 드나들던 여인들의 증언, 삶과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성서의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두레방은 1989년부터 두레방 빵을 만들어 판매하며 기지촌 여성들이 성매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혼혈아동을 위한 놀이방과 공부방 등을 열기도 했다. 또한 한국 기지촌에 유입된 필리핀 여성 실태 조사, 성매매피해상담소와 피해 여성 지원시설 개설 등 미국과 동남아로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문 목사는 기지촌 성매매 문제가 미국과 한국, 그리고 동남아로 연결되는 수직적 수탈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에 맞선 생명문화운동의 흐름을 현실과 성서 속에서 살핀다.

▶아서 페퍼(페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다산책방)=아내와 사별한 69세 홀아비 아서 페퍼가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뭉클한 이야기. 영혼의 동반자라 믿었던 아내가 죽자 평범한 남자 페퍼는 그날부터 자신을 집에 가둔다. 그녀를 잊지 못해 아내의 옷장을 정리하다 낯선 팔찌 하나를 발견한다. 그는 의구심과 호기심에 런던과 파리, 인도를 누비며 아내의 남자들을 찾아나선다. 마침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그는 이 여행에서 위안을 얻기는 커녕 그동안 믿었던 소중한 걸 잃어버릴 위기에 놓인다. 그러나 자신을 만나기 전 아내의 자유롭고 멋진 삶을 알게 될수록 점점 더 무너지는 한편, 놀랍게도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아간다. 멋진 아내가 가장 큰 사랑을 쏟을 만큼 가치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그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준 것이다. 그는 곁에 있지 않아도 더 깊이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또 새로운 희망을 발견한다. 영미권과 유럽의 다양한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초유기체 인간(정연보 지음, 김영사)=초유기체란 개념은 1911년 윌리엄 휠러가 개미를 관찰해 창안한 것으로 무리를 이루는 개체들이 하나의 생명체 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집합체를 이른다. 저자는 인류를 특정한 상황이 주어지면 사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조건부 초유기체로 정의한다. 즉 인간은 개인의 생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초유기체적 집합체의 이점을 갖도록 진화한 종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진화생물학을 중심에 두고 동물행동학, 뇌과학, 심리학, 행동경제학, 윤리학 등 제반 학문 분야의 연구성과를 망라해 이를 증명해내간다. 저자가 제시한 인류사회를 초유기체로 보면 많은 인문사회학적 현상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윤리, 신, 가치는 초유기체를 지향하는 것이고, 자유, 인권, 정의는 초유기체성에 대한 저항으로 볼 수 있다. 개별적 번식과 윤리적 선택 사이에서 나타나는 인간본성의 딜레마를 풀어내는데도 유효하다.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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