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로 1코노미 확산되면서
-나홀로족에 대한 인식 긍정적으로 변화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직장인 김수진(27ㆍ여)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말에도 혼자 뮤지컬 볼 예정이다. 김 씨는 “뮤지컬 티켓 가격이 5~10만원인데 굳이 작품 의미를 모르는 사람과 함께보는 것보다 혼자 집중해서 보는 게 낫다”며 “혼자보는게 부끄럽지 않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처음에만 어색하지, 나중에는 오히려 더 편해진다”고 말했다.
혼자 여행을 다니는 ‘혼행족’ 정기혁(31) 씨는 “친구들이 다 직장인이다보니 매번 휴가 날짜 맞추는게 쉽지 않다“며 “혼자 가면 더 효율적으로 여행 계획을 짜고 원하는 곳 위주로 구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혼자만의 소비 생활을 즐기는 ‘1코노미(1conomy)’가 확산되면서 연말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친구, 직장동료, 지인들과 함께 각종 술 약속을 잡으며 한 해를 마무리했던 것과 달리 홀로 연말을 즐기는 ‘나홀로족(族)’이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연말에는 혼행(혼자 여행 가기)과 혼공(혼자 공연 보기)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연말 연초 공연이 몰려 있는 2017년 12월∼2018년 1월 공연 티켓 판매량 중 ‘1인 1매’ 구매 비율은 51%나 됐다. 이 비중은 2005년 11%에서 점진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12년 25%, 2013년 33%, 2014년 34%, 2015년 39%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43%로 올랐고, 올해 말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가 각각 27.7%와 38.6%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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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노미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나홀로 연말족’은 청승의 아이콘 이미지를 벗고 당당한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다. |
이처럼 혼밥, 혼술에 이어 혼행, 혼공족이 증가하는 것은 1인가구의 생활양식이 보편화되면서 이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과거와 달리 나홀로족은 더 이상 청승의 아이콘이 아니라, 당당하게 문화생활을 누리는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다.
혼행도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인터파크가 인터파크투어를 통해 이번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출발하는 해외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혼자 여행을 떠나는 ‘혼행족’ 비중은 48%에 달했다. 지난해 30%, 올해 상반기 50%를 넘어서 혼행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혼행족이 선택한 여행지는 오사카(7.4%)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방콕이 이었다. 마찬가지로 티몬에 따르면 올해 11~12월 출발하는 자유여행 1인 항공티켓을 구매한 고객은 전년 동기에 비해 13배 넘게 증가했다. 전체 여행객 중 연말 1인 여행 비율은 22%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집계돼 2인가구, 3인가구, 4인가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며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1코노미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여 유통, 관광 업계는 싱글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dod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