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홀대 논란속 기자 폭행도…이게 中의 국빈대접인가
국빈(國賓)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중국측 홀대가 도를 넘은 듯하다. 방문 외교의 핵심이라 할 정상회담부터 의전, 심지어 식사 문제까지 어느 하나 국빈다운 대접을 하는 것같지 않다. 급기야 문 대통령을 수행한 취재단이 중국측 경호업체 직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있을 수 없는 중대한 사태다. 이번 방중을 바라보는 심경이 여러 면에서 불편하고 착잡하다.

시진핑 주석과의 14일 정상회담만 해도 그렇다. 이날 두 정상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불용과 비핵와, 북핵의 평화적 해결 등 4가지 원칙에 합의했다. 물론 한반도 정세 안정과 발전을 위해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그동안 양국 정부가 정상회담과 외교 경로를 통해 줄곧 밝혀온 입장 재천명에 불과하다. 새로운 성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더욱이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않았다. 공동성명을 내지 않는 정상회담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국빈 방문인 경우에는 거의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홀대 논란은 중국 도착에서부터 일었다. 정상방문은 최소한 차관이 영접을 나오는 게 외교 관례라는데 국빈자격인데도 차관보급 인사가 나왔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맞은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주인인 시 주석의 손님 접대도 소홀하기 짝이 없다. 국빈인 한국 대통령을 위한 만찬 단 한차례가 전부다. 리커창 총리와의 만찬도 없었다. 이번 방중기간중 중국측 인사들과의 식사는 정상 만찬을 포함해 단 두 끼라고 한다. 나머지는 수행원 또는 국내 인사와의 식사 자리다. 방문 외교, 그것도 국빈방문이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다. 얼마전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중국을 찾았을 때는 시 주석이 자금성을 통째로 비워 환대했다.

그 와중에 수행기자가 집단 폭행사고가 불거졌다. 그런데도 중국 외교부는 “큰 관심을 표명한다”는 정도의 언급에 그쳤다. 한국측이 주최한 행사라 책임은 없고, 중국내에서 일어났기에 ‘관심’을 보이겠다는 것이다. 홀대와 결례를 넘어 오만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중이라고 하는데 그 과정과 후속 조치를 우리 국민 모두가 엄중히 지켜볼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것이 연내 방중이라는 모양새에 매달리다 스스로 자초한 것일 수도 있다. 한반도 평화와 동아시아 공동번영을 추구해야 하는 우리로선 중국 호혜적 선린관계 유지가 필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주권과 자존을 지키는 것이다. 이번 방중은 여러모로 되새겨봐야 할 게 참 많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