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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관계, 한국사람들은 충분히 극복할 것”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
소설 ‘빛나-서울 하늘 아래’ 출간
“서울 오가며 실제 들은 이야기 담아”


“서울이란 도시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도시, 상상력 풍부한 이야기가 많이 탄생하는 도시입니다.”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노벨문학상 작가 르 클레지오(77·사진)가 서울이야기를 담은 장편소설 ‘빛나-서울 하늘 아래’ (서울셀력션)를 냈다. 지난 10월 제주 해녀이야기를 담은 소설집 ‘폭풍우’에 이어 한국을 배경으로 쓴 두번째 소설이다.

그는 14일 서울 종로구 한국출판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녕하세요. 한국어를 나날이 배워요”라며 서툰 한국말로인사한 그는 서울의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많은 만났고 그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고 소개했다.


“10년 정도 서울을 자주 오가며 뭔가를 쓰고 싶었는데,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여행기는 별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소설을 쓰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실제 들은 이야기가 이번 소설에 많이 녹아 있죠. 그중 하나는 경찰 출신의 남자가 어릴 때 38선을 넘어왔는데, 어머니가 비둘기 한 쌍을 데려왔고 세월이 흘러 이들이 고향인 북쪽 나라에 갈 수 있을 거라고 희망을 품으며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그는 이 얘기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고향에 가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실현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썼다”고 덧붙였다.

소설은 ‘빛나’라는 이름의 전라도 시골 출신 대학생이 상경해 불치병을 앓는 40대 여인을 만나고 죽어가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용이다.

소설은 크게 5편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한국전쟁으로 북에 있는 고향을 떠난 조씨와 비둘기 이야기, 신비로운 고양이 키티가 전해주는 쪽지를 통해 이웃 간 연대를 회복하는 이야기,얼굴 없는 스토커를 통해 빛나가 느끼는 일상의 공포와 도시에서의 삶 이야기 등이다.

소설에는 신촌과 이대 입구의 골목길, 방배동 서래마을, 강남, 오류동, 용산, 홍대, 명동 등 서울의 주요 장소들이 등장한다.

그가 혼자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본 곳들이다.

그는 ‘빛나’를 쓰는 동안 아버지의 부재와 가난으로 상처를 입었지만 긍정적으로 사는 이들을 그린 김애란의 소설집 ‘달려라 아비’와 한강 소설가가 많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또한 최근 남북관계에 대해 ,”해결책이 아직 보이지 않지만 한국사람들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설은 ‘빛나: 언더 더 스카이 오브 서울’(Bitna: Under the Sky of Seoul)이라는 영문판으로 동시 출간됐으며 내년 3월에는 작가의 모국어인 프랑스어판을 비롯, 스페인어 등 다른 외국어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oc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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