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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다 같은 풍자 한판…‘판’을 펼치다

  • 기사입력 2017-12-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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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문화재단 주최 다시 돌아온 뮤지컬 ‘판’
초연 당시 ‘국정농단’풍자…대부분 매진 주목
정동극장과 손잡고 ‘전통 연희극’강화
조선시대 배경, 풍자·해학 통해 현실 반영 공감
변정주 연출 “관객 참여할수록 즐거운 공연”


퇴임 뒤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장사꾼들로부터 후원금을 강제로 걷고, ‘검은 명단’을 만들어 이야기꾼을 검열하는 사또. 민중들은 악덕한 권력자를 끌어내리기 위해 봉기를 일으킨다. 어디서인가 많이 들어본 익숙한 이야기 같다고?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 그리고 꼭 1주년을 맞은 시민들의 촛불 집회까지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속 시원한 풍자극으로 답답한 관객들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한 뮤지컬 ‘판’ 속 장면들이다. 지난 3월 CJ문화재단 제작 지원을 통해 서울 대학로에서 첫선을 보인 ‘판’은 초연 당시 24회차 공연을 대부분 매진시키며 주목받았다. 우리 연희의 전통 어법과 서양 뮤지컬 어법을 조화롭게 버무려내며 호평을 받은 작품은 전통연희극을 주로 무대에 올리는 정동극장과 손을 잡고 하반기 새롭게 돌아왔다.

지난 3월 CJ문화재단 제작 지원을 통해 서울 대학로에서 첫선을 보인 ‘판’이 정동극장과 손을 잡고 하반기 새롭게 돌아왔다.

‘판’은 19세기 말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양반가 자제 ‘달수’가 염정소설과 정치풍자에 능한 조선 제일의 전기수(傳奇)인 ‘호태’를 만나 최고의 이야기꾼이 되는 과정을 그린다. 극 중 이야기꾼들이 들려주는 세태 풍자와 재치 넘치는 대사야말로 작품의 백미다. 조선을 배경으로 하지만 동시대성을 반영한 극중극과 만담 등을 통해 현 사회, 지금의 관객에게도 충분히 통하는 유쾌, 통쾌, 상쾌한 메시지를 전한다.

극의 주요한 모티브는 ‘비선 실세’를 둔 사또가 이야기꾼을 검열하고, 그들의 입을 막는 사건에서 시작된다. 초연에 이어 함께하는 변정주 연출은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탄압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일이다. 현재는 꼭 정치 권력이 아니더라도 재벌 같은 자본 권력이 그렇기도 하다”며 현실을 반영한 풍자가 공감을 살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지난 3월 공연 때는 그 당시 가장 뜨거웠던 전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를 재미있게 넣어 풍자했다면, 이번 공연에는 지금 이슈를 반영한 장면을 새로 풀어 넣었다. 극에 무엇을 넣을까 고민도 했는데, 다행히 이야깃거리를 던져주시는 권력자들이 많더라. (웃음) 힘 있는 자를 풍자할 수 있는 내용은 언제 어디서 공연하든 늘 존재할 수밖에 없기에, 그때마다 극의 내용이 바뀐다는 게 ‘판’의 특징이다.”

이번 ‘판’은 전통·연희적 요소를 더하면서 한국적 색채가 한층 더 짙어졌다. 김길려 음악감독은 “피아노, 퍼커션 등 주요한 서양악기는 그대로 두되 장구, 꽹과리, 아쟁, 해금, 대금 등 국악기를 더해 음악적으로 더 풍성해졌고, 이야기의 맛도 한층 더 살릴 수 있도록 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전통 연희처럼, 배우와 관객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연주 역시 호흡에 방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전통 요소가 강해지면서 한편으로는 ‘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이 모호해진다는 궁금증도 일었다. 변 연출은 “탈춤, 판소리, 인형극, 남사당놀이 등을 넣으며 전통·연희적 요소가 강해진 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극 중 ‘산받이’라는 인물은 극을 이끄는 해설자이자, 극 안에서는 아버지 역할을 하고, 극 밖에서는 관객의 입장에서 배우들과 대화를 하며 흥을 돋우기도 한다. 그렇기에 드라마를 전개하는 방식에서 기존 서양식 뮤지컬과 매우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변 연출은 “뮤지컬을 보러 오신 관객은 ‘뮤지컬이 왜 이래?’라고 생각할 수 있고, 전통 연희나 국악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게 무슨 우리 것이야?’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가에게 장르적 구분을 명확히 나누어 작품을 만드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고, 연출가로서 그냥 보면 즐겁고 재미있는 공연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더욱이 ‘판’은 관객이 참여할수록 훨씬 재밌는 극이기 때문에 다른 공연처럼 가만히 이야기를 듣기만 하지 말고, 직접 참여해서 추임새도 넣고 흥겹게 손뼉도 친다면 연희적 즐거움을 배로 느낄 수 있을 거라고.

2015년 CJ 크리에이티브 마인즈로 선정된 ‘판’은 신인 정은영 작가와 박윤솔 작가의 작품이다. 전문가 멘토링과 2016년 리딩공연, 올해 본 공연 등 단계적 작품 개발을 거쳐 완성됐다. 이번 정동극장 ‘창작 ing’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배우 김지철, 김지훈, 최은실, 유주혜, 윤진영, 임소라, 최영석 출연. 오는 31일까지 서울 정동극장. 관람료 1만 5천~5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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