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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민생 개혁법안 산더미인데 임시국회는 헛바퀴
12월 임시국회가 문을 연지 이틀이 지났지만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여야 의원들은 외국 나들이와 지역 방문으로 상당수 자리를 비워 회의가 예정대로 열려도 정족수를 채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정치권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원내대표 선출에 온통 신경이 집중돼 있고, 국민의당은 당내 내분이 격화되는 양상이라 국회 정상 가동이 더욱 여의치 않아 보인다. 게다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서 배제되다시피했던 한국당의 반발이 가시지 않아 남은 회기 일정도 순탄치 않을 듯하다. 자칫 빈손 국회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런 국회의 행태를 보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처리해야 할 민생 개혁 법안이 산더미인데 정작 정기국회 석달 동안은 예산안과 인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야간 기싸움을 하느라 거의 손도 대지 못했다. 그러다 시간에 쫓기자 부랴부랴 임시국회에 합의했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 모습이다. 당장 비난을 모면하기 위한 면피성 합의일 뿐이었다.

집단 외유로 국회가 겉도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임시국회가 열리자마자 의원들이 여야 가릴 것 없이 속속 해외로 나가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여야 의원 6명과 러시아로 떠났다. 여야 의원 58명은 임시국회 회기가 열리기 전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12일에야 돌아왔다. 국방위, 과학기술방송통신위 등 상임위별로도 임시국회 회기중 해외 방문 일정이 꽉 짜여있다. 하긴 정세균 국회의장도 13일부터 20일까지 페루에 간다니 더 말할 게 없다.

물론 의원들의 활발한 해외 활동은 나무랄 것이 못된다. 그러나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일정을 조정해 국회 의사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게 정상이다. 설령 일정이 미리 잡혀 있다면 굳이 무리해서 임시국회를 열 일도 아니지 않는가. 무엇보다 회기가 끝나면 의원들이 해외로 몰려다니는 구태 역시 청산해야 할 적폐다.

이제라도 여야 원내지도부는 의원들을 최대한 소집해 민생 개혁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실제 처리가 화급한 법안이 한 둘이 아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설치법과 국가정보원법 개정 등 개혁 관련법안은 제쳐두더라도 경제와 민생 관련 법안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 문제는 연내 입법을 마치지 않으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서비스산업발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도 하루가 급하다. 개헌안도 내년 6월 국민투표에 부치려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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