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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의 치유 담은 53도 온기…세파에 지친 몸과 마음 위로하네
한국관광공사 온천 5곳 ‘따뜻한여행지’ 추천
조선 태조·숙종의 테라피·힐링터 수안보

노천탕·석양·고구마 3박자 석모도미네랄
솔숲 산책에 먹방도 즐기는 속초 척산온천
해수찜 마을에 가면 갯벌·일몰 장관도…
부산 할매탕, 지하900m 최고수질 자랑

몸으로 먹는 보약이 온천욕이다. 따끈한 온천수에 몸을 푹 담그면 쌓인 피로가 사르르 녹고, 마음도 덩달아 편안해진다.

온천 하면, 이성계가 피부염을 치료한 수안보온천, 탄산이 함유된 앙성온천, 유황을 머금은 문강온천까지 갖춘 충주가 떠올려진다.

삼색온천의 고장 충주의 한 온천에서 사람들이 온천욕 즐기는 모습

수안보 온천은 조선 태조와 숙종이 테라피와 힐링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1885년 욕조를 두었고, 1929년 근대식 온천의 모습을 갖췄으며, 이후 신혼여행, 수학여행, 기업 워크숍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연 용출의 수안보 온천수는 53℃로 온천장에서 물을 식힌 뒤 내놓는다. pH 8.3 약알칼리 온천수로 칼슘과 나트륨, 불소, 마그네슘 등 몸에 좋은 성분을 함유했다.

탕에 들어가기 전이든, 후든, 높이 19.35m에 달하는 수안보 인공암벽장에 도전해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다시 수주팔봉에 올랐다가 충주커피박물관에서 온기와 향기를 느끼면 냉온을 반복하는 건강 겨울여행이 된다.

알싸한 겨울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온천욕은 수안보파크호텔과 한화리조트 수안보온천, 충주시가 위탁운영하는 수안보하이스파가 좋다. 모공을 확장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해주는 탄산온천인 충주 앙성온천(능암온천랜드)는 최근 가족탕까지 만들었다. 한국관광공사는 온천 5곳을 ‘따뜻한 겨울여행지’로 추천했다.

석모도미네랄온천 노천탕에서 바라본 석양.

뜨끈한 온천이 몸을 녹이고, 붉은 석양이 마음을 녹이는 곳은 인천 강화 석모도이다. 강화 특산물 속노랑고구마가 특별한 매력을 더한다. 강화도 외포항에서 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석모도에 지난 1월 개장한 석모도미네랄온천은 노천탕, 노을, 속노랑고구마의 3박자를 완성할 최적지이다. 미네랄 온천수는 지하 460m 화강암에서 용출한다. 6월에 석모대교가 개통하면서 섬에 가기 편해졌다.

강화8경으로 꼽히는 보문사와 눈썹바위 아래서 바라보는 서해의 절경은 힘겨웠던 나의 한 해 마저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석모도엔 고요히 내 마음을 잡아주는 듯한 갯벌과 민머루해수욕장, 상봉산 자락 석모도자연휴양림, 외포항 젓갈수산시장까지 겨울낭만의 코드가 모여있다.

척산온천 휴양촌의 여성노천탕.

50℃를 넘나드는 속초 척산온천은 시린 바다 산책과 설악산 산행 뒤 차가워진 몸을 훈훈하게 녹여준다. 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스키장과 멀지 않다. 척산온천이 있는 노학동은 예로 부터 따스함을 뜻하는 ‘온정리’라 불렸다. 겨울에도 웅덩이 물이 잘 얼지 않아 마을 아낙네들이 빨래터로 애용했다. 1970년대 온천수가 용출되며 척산온천이 세간에 알려졌다. 라돈과 불소 등이 포함된 강알칼리 온천수는 피부병에 좋다. 척산온천휴양촌은 솔숲 산책로가 일품이다.

온천욕 뒤 호젓한 청초호길 산책, 한국전쟁 실향민들의 흔적이 서린 아바이마을, ‘가을동화’의 아이콘 갯배, 닭강정 등 속초관광수산시장의 먹방을 체험하면 금상첨화.

전남 함평군 손불면 궁산리에는 함평 전통 방식으로 해수찜을 즐길 수 있는 집이 여럿 있다. 해수에 1300℃로 달군 유황석을 넣고 거기서 나온 증기로 몸을 데운 뒤, 그 물에 적신 수건을 몸에 덮는 방식이다. 해수에 적신 수건을 목이나 어깨, 허리에 올리면 뭉친 근육이 풀린다. 대야에 식은 물을 받아 몸에 끼얹으면 피부가 뽀송뽀송하고 매끈해진다.

돌머리 해변의 일몰.

해수찜마을에서 가까운 돌머리해수욕장은 드넓은 갯벌과 아름다운 일몰로 유명하다. 자산서원은 조선 중기 호남 사림의 거두 정개청을 추모하기 위해 후학이 건립한 곳이다. 모평마을은 돌담이 예쁘고, 500여 년 전에 만들어진 숲이 인상적인 마을이다. 푸짐한 육회비빔밥이 함평 겨울 여행을 맛있게 마무리해준다.

서울 강남 만큼 세련된 부산해운대는 알고 보면 온천으로 일어난 곳이다.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할매탕’은 해운대 최초의 대중목욕탕이 관절염, 근육통 등의 자연테라피 장소였다. 양탕장을 거치지 않고 지하 900m에서 바로 올라와 수질이 뛰어난 온천수는 할매탕 최고의 매력이다. 미포에서 송정으로 이어지는 달맞이길, 문탠로드, 동해남부선 옛길은 마천루 해운대의 매력을 더해주는 추억과 낭만의 아이콘이다.

최근 개장한 청사포다릿돌전망대를 가보지 않으면 해운대에 가지 않은 것과 같다. 동래읍성 임진왜란역사관과 동래읍성, 기장 아홉산숲, 윤선도의 황학대에는 역사와 생태가 있다.

함영훈 기자·채지형 여행작가/ 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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