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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NA항공, 해외 부동산 대거 매각…中 M&A 큰손들 무슨 일?
블랙리스트 업체 중 완다그룹 이어 두번째
도이체방크, 힐튼호텔, 칼슨호텔...한때 M&A 큰손
中 정부 압박…해외 인수 제동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공격적으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서며 인수합병(M&A) 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중국 하이항(海航·HNA) 그룹이 해외 부동산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의 해외 유출을 우려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중국 부동산 대기업 완다(萬達)그룹도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해외 자산을 줄줄이 매각했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중국 21스지징디바오다오(21世紀經濟報道)는 탄샹둥 하이항그룹 최고경영자(CEO)가 부동산 자산 매각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민항]

탄 CEO는 “하이항은 이성적인 투자자”라면서 “사기만 하고 팔지 않으면 체하기 마련이다. 샀으면 팔아야 하는 게 사업의 이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가 지지하지 않는 분야에는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 지지하는 ‘일대일로(육ㆍ해상 실크로드)‘는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항은 올들어서만 핵심 분야와 관련없는 소규모 자회사 100여 곳을 청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투자 펀드를 만들어 뉴욕, 시드니, 홍콩에 있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다. 하이항그룹은 지난해 11월 이후 해외 투자를 멈추다시피 했다.

하이항그룹은 2015년 초부터 80건이 넘는 해외 기업과 자산을 사들였다. 여기에 쏟아부은 자금이 400억달러를 상회한다.

도이체방크의 지분과 힐튼 호텔 체인, 칼슨 호텔,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실장의 투자회사였던 스카이 브리지 캐피털 등이 하이항그룹의 수중에 들어갔다. 이로써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지방 항공사가 돌연 해외 M&A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하지만 공격적인 해외 인수 활동은 자본 조달 우려를 촉발했다. 또 불투명한 소유구조는 정경유착 의혹을 샀다.

최근 하이항그룹 계열사들이 8%대의 고금리 단기 채권을 발행해 자본 조달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나 하이항그룹의 해외 자산 매각은 중국 정부의 압박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8월 부동산, 호텔, 영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고, 이어 하이항그룹과 완다그룹, 푸싱그룹, 안방보험그룹 등 4개 대기업의 대출현황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은행에 내린 바 있다.

가장 먼저 유동성 위기에 몰린 완다그룹이 해외 자산 매각에 나섰고, 최근에는 런던, 시드니 등지의 50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매각설이 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8일 홍콩 핑궈르바오는 홍콩금융국이 하이항그룹과 완다그룹의 산하 자회사에 대해 은행 대출 현황을 조사한다면서, 회사를 콕 찍어 조사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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