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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멘 33년 독재한 살레 피살됐다…끝 모를 내전
예멘 전 독재자 살레, 후티 반군에 피살
사우디-이란 대리전으로 변질, 쉽게 끝날 기미 안 보여
살레 전 예맨 대통령. [사진=AP/연합]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예멘 대통령이 후티 반군에 살해당했다.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이란의 국영 매체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4일(현지시간) 자신이 통제하는 알마시라TV와 예멘 라디오를 통해 “살레 전 대통령이 죽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살레가 이끄는 다수의 범죄 지지자들도 사망했다”고 전했다. 후티 대원들은 “예멘 수도 사나 중심부에 있는 살레의 자택을 폭파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살레로 추정되는 시신이 찍힌 영상도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살레의 친척과 예멘 정부의 한 고위급 간부 등도 이날 살레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피살은 살레를 추종하는 무장대원이 사나에서 엿새 전부터 후티 반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수세에 몰린 직후 발생했다. 살레 전 대통령은 예멘을 30년 가까이 통치해온 독재자다. 2011년 아랍의 봄 민주 봉기 여파로 2012년 대통령직에서 쫓겨난 인물이다. 그러나 예멘의 평화는 오지 않았다. 이란에 우호적인 시아파 반군 후티가 2014년 9월 수도 사나를 점령하고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을 축출하면서 혼란에 빠졌다.

살레 전 대통령은 2014년 이후 후티 반군과 함께 연대하면서 예멘 대통령에 반대하는 활동을 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의 편에 서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와 맞서면서 권좌 복귀를 노린 것이다.

후티 반군과 살레 전 대통령 충성군은 최근 갈라섰고, 사나에서 양측간 전투가 계속돼 왔다. 내전이 격화된 지난 2년 반 동안 예멘에선 1만여 명이 폭격과 교전 등 폭력 행위로 사망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4월부터 창궐한 콜레라에 90만 명이 감염됐다. 인구의 70%인 2000만 명에게 긴급 식량 지원이 필요하고 700만 명이 당장 아사 위기에 몰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성명을 발표해 “예멘 국민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에 휘말려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리아와 이라크 등에 밀려 가려져 있던 예멘이 세계의 이슈 메이커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변질됐다는 분석이 있어 쉽게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뒤에는 미국과 영국 등 서양 강대국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5월 사우디를 방문해 후티 반군 소탕 작전에 지지를 보내고 1102억 달러(약 120조 원)어치의 무기를 팔았다. 유럽은 2016년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무제한 허용했다. 이 때문에 이코노미스트 등 언론은 이번 예멘 사태를 강대국이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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