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시장변화에 적응하라’는 한은 총재 경고 새겨 들어야
기준금리 인상 이후 상황이 긍정적이다. 우려됐던 후폭풍은 크지 않았고 금융시장은 안정적이다. 금리와 반대로 가는 게 정상인 환율도 상승했다. 6년 5개월만의 금리변동에 따른 변화치고는 다행스런 모습이다. 그만큼 시장이 성숙하게 적응했고 5개월 이상 한 방향만을 가리켜왔던 금통위의 메시지들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소폭이지만 오히려 떨어졌다.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은행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1일 주택담보대출 가이드 금리를 연 3.54∼4.84% 사이에서 공시했다. 지난달 30일(3.62∼4.73%)과 비교해 0.03~0.038%포인트 낮은 것이다.

이같은 대출금리 하락은 금리변동의 기준으로 삼는 금융채 5년물의 3일치 평균 금리가 2.57%에서 2.54%로 0.03%포인트 떨어졌기 때문이다. 금융채 장기물을 비롯해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시장금리는 보통 기준금리에 선행하는데 이미 2~3개월 전부터 상승 기대감이 상당히 반영된데다 이주열 한은총재가 금통위 회의 후 “추가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오히려 하락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시장에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추가인상하지 않는 이상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당분간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빌미로 실제 시장금리와 조달금리 상승과 무관하게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인상하지 못하도록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건 속도의 문제일뿐 현재의 저금리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은 아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앞으로 계속될 인상 행진의 출발점이다.

이런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금융협의회를 통해 보내는 메시지는 충분히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있다. 그는 “저금리에 익숙했던 경제 주체들은 의사결정 행태에 있어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좋다해도 잠재성장률 수준에 머물고 물가도 1.8%대로 2%를 밑돌지만 점차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특히 물가는 도시가스 요금 인하, 대규모 할인행사 때문에 낮아졌을 뿐 경기회복에 따라 올라갈게 분명하다. 점점 더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결국 이 총재의 메시지는 돈을 빌리거나 저축할 때 여건이 달라지고 있음을 알고 적응하라는 얘기다. 서서히 끓어오를 ‘냄비속의 개구리’가 되지 말라는 경고와 다름없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