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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원전수출, 범 정부 차원으로 추진해야
정부는 탈원전 과정에도 원전 수출 만큼은 지원하겠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탈원전을 하면서도 해외 수출은 하겠다는 정책이 아이러니하기는 하나, 반드시 수출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가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고유기술이 없고 미국에 종속돼 미국의 협력 없이는 수출할 수 없다는 논란이 있었다. 탈원전 주장을 위해 수출능력까지 폄훼해서는 안된다. 만에 하나라도 제약이 있다면 그런 상황에서도 이뤄낸 원전 수출경험으로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이지, 핑계로 삼아서는 안된다.

세계적으로 58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다. 한국의 참여를 희망하는 영국,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체코, 폴란드 등 신규 원전 도입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도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나이지리아가 러시아 국영원자력공사와 원전도입 타당성 검토를 하기로 했다. 세계 원자력시장은 러시아의 독무대다. 러시아는 2016년에만 8개국에 19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며 해외수주가 133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원전 도입 선도국을 보면, 서유럽국가는 30%, 미국은 20% 수준의 전력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원자력을 일찍 시작한 이들 국가에서 40년 넘게 운전 중인 원전은 76기다.

가장 오래된 가동 원전은 스위스의 베즈나우 원전인데 48년째 운전 중이다. 미국은 20년 추가 운전허가를 받은 원전이 81기이고, 두번째 운전허가 연장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대다수가 추가 연장을 할 것 같지는 않다. 운전 연장으로 이들 국가에서는 신규 원전 수요를 상쇄했지만 이러한 효과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원전 도입 선도국들이 원전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더라도 중단없이 공급해야 하는 기본 수요가 있고, 기후변화 대처 에너지원으로서 가스발전을 선택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50년까지 기존 원전의 일부 대체만 하더라도 최소 320GW, 즉 신고리 5,6호기의 230기 정도의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세계 시장에 원전을 공급할 수 있는 국가는 러시아, 프랑스, 우리나라에 중국과 일본이 들어오는 형세인데, 우리나라는 확고한 건설실적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

원전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잡으려면 이번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체코의 원전 시장을 놓칠 수 없다. 러시아가 원전 시장을 석권한 것은 서방 원전산업체의 부진도 있지만, 국가주도체제로 원전수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1기만 해도 최소 5조원 규모이니 국가 주도로 할 수밖에 없다. .

우리 젊은이들이 석유의 나라에 원전을 세우고, 산업혁명의 발원지에 이런 고급기술을 전수한다는 것을 상상해보자. 신고리5,6호기 공론 조사에서 젊은 층이 원전 지지로 돌아선 것도 이런 희망을 볼 수 있어서였을 것이다.

원전 수출은 여러 인프라 지원을 포함한 패키지 형태를 띄기에 범정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일자리에 목마른 젊은 세대를 봐서라도 정부는 원전수출을 위한 범정부적 계획을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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