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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가난할 때 우주개발 시작한 한국과의 협력 기대”
- 에티오피아 종족간 갈등 해소에 필요
- 우주개발에서 한국의 도움 절실


[아다마(에티오피아)=최상현 기자]“지금 우주강국으로 불리는 인도와 중국 모두 가난했을 때 우주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우주 개발은 종족간 갈등을 해소하고 에티오피아 국민의 정신을 하나로 모으는 힘입니다.”

에티오피아의 우주개발의 산 증인으로 불리는 아토 테페라(Ato Tefera)<사진>는 아프리카 최빈국인 에티오피아가 우주개발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자동차로 2시간을 달려 에티오피아 제2의 도시인 아다마(Adama) 시내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경호원 두 명을 대동하고 나타난 그는 한국에서 온 기자를 반갑게 맞아줬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20년 공산 정권을 몰아내고 현 정부를 수립한 혁명 지도부의 한 사람이다. 국방장관과 부총리를 역임한 그는 정계에서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현 정부의 막후 실세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에티오피아 우주정책의 밑그림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그는 에티오피아의 우주 개발 정책을 국민에게 알리고 전파하는 에티오피아 우주과학자협회(ESSS)의 고문직을 맡고 있다.

그는 ”20년 전 공산정권을 몰아내고 민주정권을 세울 당시 처음 우주개발을 얘기했을 때는 우주개발이 배 부르게 해주냐”며 “감자나 더 캐라며 나를 모두 ‘미친 놈’(madman)이라 했다“고 술회했다.

이어 “하지만 10년 후 에티오피아에 우주과학협회(ESSS)를 만들었고 엔토토 천문대가 세워졌다. 이제는 대학교, 정부, 국회의원 모두 우주개발을 얘기하고 천문에 열광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에게 먼저 가난한 나라인 에티오피아가 우주개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중국, 인도 이런 나라들도 가난했을 때 우주개발을 시작했다”며 “우리라고 우주 개발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주기술은 국가개발에 기본적인 기술을 제공할 수 있고 에티오피아는 우주에 대한 열정이 있다는 게 이 나라가 우주개발에 뛰어들 수 있는 토대”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과학기술 특히 우주기술은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며 “농업 등 국가경제개발에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의 우주정책에서 한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우리나라에 우주개발 지원을 요청하는 데 막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도 직접 방문했다. 2015년 6월 에티오피아 우주 협력단장 자격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 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인공위성연구센터 등 한국의 우주관련 기관을 방문해 상호 협력 가능성을 협의했다.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를 방문해 에티오피아 우주개발에 대한 한국의 지원을 강력히 요청하기도 했다.

에티오피아 우주개발에서 한국이 갖는 의미에 대해 그는 세 가지를 지적했다.

먼저 한국은 에티오피아에 좋은 친구이자 혈맹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은 1970년대 10년 만에 우주기술을 가장 빨리 개발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나라라고 했다.

또 우리나라가 약속한 5억달러의 대외경제개발협력차관(EDCF)을 언급하면서 우주개발의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EDCF 자금이 빠른 시일 내 집행돼 양국 모두 윈윈 효과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테페라는 우주개발정책이 종족간 갈등과 에티오피아 국민의 정신을 하나로 통합하는 데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그는 “천문학, 별, 우주는 인간의 정신, 상상력을 자극하는 기폭제”라며 “우주개발은 에티오피아 국민의 정신력을 강하게 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bonsang@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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