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북한 귀순 병사가 수발의 총상을 당하고도 즉사하지 않은 것은 탄환이 머리나 심장처럼 급소를 비켜간 이유도 있지만 가까이서 총을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중앙일보는 북한군 오모씨(25)은 수발의 총상을 입었는데도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 특수부대 관계자의 말을 빌어 귀순 병사가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아 살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22일 유엔사령부가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북한 추격조가 오씨의 바로 뒤를 쫓으면서 총을 쏘았다. 특수부대 관계자는 “50m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 총에 맞았다면 바로 사망했을 것”이라며 “오히려 가까운 거리에서 총을 맞아 관통했고 먼 거리에서 맞았으면 내장 파열이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말했다. 탈북 당시 영상에 나타난 북한군 무기를 보면 이 관계자의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판문점에서 추격에 나섰던 북한군은 88식 가철식 소총(AK-74)으로 무장했다. 북한에서는 자동보총이라고 부른다. 이 총은 사거리가 50m를 넘어야 살상력이 극대화 된다.

가까운 거리에서 쏠 경우 탄환이 몸을 그냥 뚫고 지나간다. 그러나 탄환이 관통하지 않고 신체 내부에 머물 때 충격을 더 많이 전달하는데 이런 멈춤 현상과 효과를 ‘대인 저지력’이라고 부른다.

 북한군은 대인 저지력을 확대하기 위해 88식 소총에 기존 탄환(7.62mm)보다 작은 탄환(5.45mm)을 사용한다. 너무 쉽게 관통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였다.

근접전투에선 작은 탄환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탄환 크기가 줄어든 만큼 무게도 줄어 탄환을 더 많이 가지고 다닐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방부대와 특수부대 소총부터 탄환이 작은 88식으로 교체했다. 기존 탄환을 사용하는 소총은 후방지역과 예비군이 사용한다.

 88식의 다른 특징은 개머리판이 철제로 만들어져 기존 목제와 구별된다. 철제 개머리판은 접을 수 있어 휴대하기 편하다. 한국군이 사용하는 K-2 소총도 개머리판을 접을 수 있다. 특수병과근무자들이 주로 사용했는데 점차 사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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