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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용화 “대본 질릴정도로 입에 붙이고 캐릭터 몰입”
‘더 패키지’서 숙성된 연기내공
1년전 몽셸미셸서 한달간 촬영
요즘 내 드라마 보면서 힐링

이연희와 다양한 키스신
때론 풋풋하게 때론 진하게…
리얼리티 살리려 연구 많이해


정용화(28)는 드라마의 캐릭터를 해석하고 연기하는 게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는 듯하다. 밴드 씨엔블루의 보컬이자 작곡가인 그는 연기 경험도 많다. 프랑스 패키지 여행을 소재로 삼은 JTBC 금토드라마 ‘더 패키지’에서 회사원 여행객 산마루 역을 맡은 정용화는 현실감 떨어지는 ‘엉뚱남’이지만, 일과 사랑도 소신있게 하는 남자를 흥미롭게 그려냈다.

“산마루는 회사에서 잘렸는데도 확신이 있는 사람이다. 두려움이 있고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두려움을 해결할 확신을 가지고 있다. 할 말을 해야하고, 하고싶은 건 해봐야 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미움 받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회에는 산마루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산마루를 닮고싶지는 않지만, 내 성격을 접목시켜 산마루의 긍정성을 만들어냈다.”

산마루는 여행하는 과정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몽셸미셸에 전시된 정조대를 몸에 차다 풀어지지 않아 애를 먹고 우여곡절 끝에 풀려나온다. “문화유산을 건드리는 신으로 진짜 민폐다. 국격을 떨어뜨리는 이 행위를 어떻게 하면 밉지 않게 보일까 하고 연구했다. 웃기기 위한 목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산마루는 여행 가이드 윤소소(이연희 분)를 프랑스에서 만나 운명적인 사랑을 나눈다. 여행 가이드는 패키지 투어로 온 사람과 사랑을 나눌 수 없지만, 마루는 소소와의 데이트를 위해 매번 개인 투어 가이드, 야간 투어 등을 신청하는 척 비용을 건네며 패키지 여행 옵션을 빙자한 로맨틱 데이트를 즐겼다.

“엉뚱하고 순수한 남자지만,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남자답게 행동한다. 그래야 윤소소가 끌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멜로신은 남자답게 했다.”

정용화가 이연희와 나눈 키스신은 그런 산마루 캐릭터의 바탕위에서 정해졌다. 여행지에서 나눈 키스신은 다양했다. 어떤 키스신은 매우 진했고, 어떤 키스신은 로맨틱했다.

“대본에는 키스신에 대한 설명이 없어 두 사람이 만들어 가야 했다. 모두 리얼리티가 강한 키스였다. 키스마다 매번 다르게 하고싶었다. 엄청 진하게 했는데 다음에 또 진하게 하면 매력이 안살겠다 싶어 풋풋하게 하기도 했다. 화제가 된 몽셸미셸의 통블렌 섬 키스는 한국에서 찍었다.”

‘더 패키지’는 1년전 사전제작으로 프랑스에서 2달간 머무르며 완성된 드라마다. 몽셸미셸에서는 무려 한달간 머물렀다.

처음에는 “유럽여행이구나” 하며 보다가 나중에는 ‘사연’들과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있을법한 사람들, 있을법한 화제들이다. 그냥 커플이 화제가 된 게 아니라, 남자 입장에서, 또는 여자 개인의 입장에서 보여준다. 그래서 각자의 사연들이 잘 부각됐다. 몽셀미셸에서는 거의 한달 이나 있어 너무 지루하고 적응이 안됐다. 모든 게 천천히 진행됐다. 사색을 즐기는 훈련이 필요했다. 이래서 여행을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찍으면서 산마루를 닮아갔다. 나도 감정을 숨길 때가 많았는데, 요즘 솔직해졌다. 1년이 지나 드라마를 보는데, 내가 힐링됐다”고 했다. 패키지 여행이라는 게 누구나 짐작 가능한 뻔한 구조일 수 있어 조금씩 진실 조각을 드러내는 미스터리 구조를 취했다. 시청자들이 미리 알고 있으면 극의 재미가 떨어질 수 있다. 시청자들도 마치 패키지 여행을 간 것처럼 하기 위해서였다.

정용화는 이연희와의 ‘케미’가 재밌었다고 했다. 특히 이연희가 자신의 캐릭터인 윤소소를 매우 좋아해 더 즐겁게 찍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연희 씨가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불어를 잘 외웠다. 가이드 멘트가 매우 길었는데도 다 외웠다.”

정용화는 2009년 ‘미남이시네요’를 비롯해 많은 작품에서 연기했다.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또박또박 연기론을 이야기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최선을 다했지만 달라진 부분은 있다. 그 때는 멋있는 부분에서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보일까를 생각했다. 이번 작품은 대본을 진짜 질릴 정도로 입에 붙인 후, 캐릭터를 깊게 생각했다. 전작이 ‘삼총사’(2014년)였는데, 이번에는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한 후 작품을 하고싶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엔 산마루가 된 것처럼 연기했다. 산마루가 살아온 역사를 내 나름대로 생각하고 연기에 임했다. 그래야 보시는 분들도 저를 산마루로 보시게 된다.”

정용화는 “산마루에 대한 연기를 많이 하고 정확하게 산마루를 이해해야 한다. 현장에 가면 많이 바뀌는데,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 때 힘들게 된다. 정확하게 파악하면 몸이 편해진다”고 경험을 말했다. 박신혜와 이연희 등 여배우들과 드라마를 찍은 경험에 대해서는 “스타여배우들과 찍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연예인을 보는 느낌이었다.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만능 엔터테이너인 그는 “실력이 없는데 욕심이 많으면 민폐다. 연기-가수-음악-작곡중에서 억지로 다 하고싶은 건 아니다. 여러 분야를 해서 모두 인정 받고싶다. 하지만 내가 자신 없는 분야, 게임 같은 분야는 절대 도전하지 않는다”면서 “밴드의 보컬로서 8년동안 똑같은 그림만을 보여줄 수는 없기 때문에 기타뿐만 아니라 파아노도 친다”고 전했다. 이어 “피아노에서 오는 멜로디와 기타 코드에서 오는 멜로디가 다 다르고, 그 순간 느낌과 합쳐져 유동적으로 멜로디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씨엔블루 리더인 정용화는 “멤버들에게도 기회가 있으면 연기를 하라고 한다. 다만, 연예계 수명을 위해서, 가수로서 수명이 짧을 것 같아 연기를 하지는 말라고 했다”고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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