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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숙원사업 국내 첫 융합의과학대학원 사업비 대폭 축소…무산 위기
- 사업비 절반 가까이 자체 삭감…‘예타’ 통과 위한 극약처방
- 건물 설계비 15억 통과 불투명…내년에도 공사 불투명 사업 자체 적신호


[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가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내 첫 융합의과학대학원 사업비 규모가 당초 계획에서 대폭 삭감됐다.

사업비 축소에 건물 설계비 예산 반영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사업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카이스트는 최근 과기정통부에 당초 사업비를 절반 가까이 자체 삭감한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대상 사업 철회 요청 신청서’를 제출했다.

KAIST 전경 [제공=KAIST]

카이스트는 지난 2015년 초 강성모 총장 당시 세종시에 대지 3만3000㎡, 전체 면적 1만9800㎡ 규모로 생명과학과 의학을 융합한 국내 최초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미 대전 본원에 의과학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카이스트는 융합의과학대학원 설립 추진과 관련, “분야를 확대하고 기존 생명과학 중심에서 공학과의 융합에 무게를 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이스트가 당시 책정한 융합의과학대학원 건설 사업비는 770억원(정부 지원 670억원, 자체 충당 100억원)이었다. 하지만 3년 째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건물 착공과 학과 개설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 의과학대학원 설립 사업은 500억원 이상 대규모 공공투자사업으로 비용ㆍ편익분석 등을 통해 경제성과 정책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번에 카이스트가 과기정통부에 ‘예타 철회 요청서’를 제출한 배경은 사업 규모를 줄여서라도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카이스트는 철회 요청서에서 기존 총사업비 770억원을 430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줄어드는 금액은 건축비 103억원, 장비비 237억원 절감을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건물 전체 면적도 당초 1만9800㎡에서 4000㎡ 정도 크게 축소했다.

사업비 축소에 따라 당초 의학과 공학의 결합을 통해 생명과학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카이스트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카이스트측은 그러나 “사업비가 크게 축소되더라도 본래 목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카이스트의 세종 융합의과학대학원 건설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축소된 사업비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설계비 15억원이 내년 정부 예산에 반영될 가능성이 불투명해 내년에도 공사가 시작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어서 일자리 등 필요 불가결한 예산에 비해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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