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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부 네티즌들 “포항애들 때문에 피해”…포항 수험생들 이중고
[헤럴드경제=장보인 인턴기자]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능이 미뤄진 가운데, 온라인 상에서 포항 학생들을 비난하는 일부 수험생들의 글이 논란을 빚고 있다.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들까지 이어지면서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 공부도 못하는 애들 때문에 왜 우리가 피해봐야 돼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원래대로라면 수능치고 남자친구랑 놀러가기로 한 수험생이다”라며 “수능 연기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이어 “연기를 한건 고3 수험생과 재수생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라며 “수능이 장난도 아니고 더군다나 포항애들 공부도 못한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글쓴이는 “연기말고 다른 방법들도 충분히 있었을텐데 왜 이런 방식을 택했는지 너무한다”며 “이번 일로 포항이 너무 싫어진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네티즌의 비난이 이어졌지만 글쓴이는 “자신이 이상한건지 정말 궁금하다”며 비난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상에는 포항 수험생들을 탓하고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한 네티즌은 “포항 사람들 이기적이다. 포항 때문에 나머지 수십만 명이 피해를 봐야 하냐”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수능 연기를 알리는 기사에는 “포항 XX들 더럽게 징징대서 결국 연기됐네. 포항 XX들 XX든 알게 뭐야” 등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포항이 싫다”, “경상도 다 죽어야 한다” 등 근거없는 지역 비하도 이어지고 있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 수험생들은 악플과 비난에 또 한번 상처를 받고 있다.

포항 A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정모(18) 군은 SNS와 기사에 달린 글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그는 “서울도 아닌데 왜 그러냐” “공부도 못하는 애들 때문에 왜 우리가 고생이냐” 등의 댓글을 읽어야 했다. 정 군은 “계속 여진이 일어나 집에도 못 들어가는 친구들도 있다. 시험 치는 고사장도 금이 가고 벽돌이 무너졌는데 어떻게 포항만 욕할 수 있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생 정모(18)양은 “솔직히 우리가 잘못해서 지진난 게 아니잖아요. 천재지변인데...”라며 “하루 빨리 수능에서 해방되고 싶은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교육부는 수험생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이유로 16일로 예정되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3일로 연기했다.

qhdls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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