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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브루스 커밍스 지음, 조행복 옮김, 현실문화)= ‘한국전쟁의 기원’ 으로 잘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 커밍스 교수가 총정리한 한국전쟁의 모든 것. 저자는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보는 시각을 유지하면서 내전을 초래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힘의 기원을 일본의 식민통치 시대로 거슬러올라간다. 항일운동과 일본에 협력한 이들, 전시에 동원돼 복무한 이들 등 평범한 한국인들이 겪은 경악스런 혼란에 그 뿌리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한국전쟁 중 미국이 북한에 퍼부은 폭격에 주목, 파괴적인 경험이 북한에 유격대 국가의 탄생에 일조했다고 주장한다. 책은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었던 2010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미국인이 미국인을 위해 쓴 한국전쟁에 관한 책’이라며, 미국인이 자긍심을 해칠 만큼 충격적인 실상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수아 소설 뱀과 물(배수아 지음, 문학동네)=때로 소설은 과학이 어렵게 얘기하려는 것을 쉬운 이야기로 들려준다. 한국문단의 이질적인 존재, 배수아가 7년만에 펴낸 아홉번째 소설집 ‘뱀과 물’은 시간과 우주의 여러 차원에 관한 과학의 이야기와 맞물려 읽힌다. 표제작 ‘뱀과 물’에는 김길라가 등장한다. 어린 전학생 길라, 여교사 길라, 늙은 길라로 분열된 상태로 서사는 겹겹의 꿈처럼 포개지고 엇갈리면서 진행된다. 한낮에 교실에서 김길라 교사는 백일몽을 꾼다. 어린 전학생 길라가 학교에 왔다가운동장에서 늙은 길라와 마주치고 죽음에 이르는 이야기다. 자신의 미래가 자신의 과거를 죽이는 꿈, 순간과 영원의 구분은모호하다. ‘기차가 내 위를 지나갈 때’는 세계 여성의 날에 ’내‘가 외국 여행지에서 할머니의 푸른 양철 가방을 들고 시낭독회에 참석하는 이야기. 부고에 쓰여 있는 할머니의 이름과 나의 이름이 같다. 할머니의 여행가방이 내 손에 들려 있고, 바로 오늘이 할머니의 장례식날이다. 나는 할머니와 구분되지 않는다. 배수아식 기이함은시공간에 대한 작가의 비틀기에서 나오는 듯하다.

중세 동물지(작가 미상, 주나미 옮김, 오롯)=10~15세기에 중세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물지(Bestiarium)’를 처음으로 한국어로 옮겼다. 동물지 문헌들이 가장 활발히 제작된 12세기 말부터 13세기 중반가지 잉글랜드에서 만들어진 7개 필사본의 내용을 종합한 완역본이다. 동물지는 중세의 설교, 조각, 속담, 도장, 문장, 우화 등 수많은 분야에 두루 활용돼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 영향을 끼쳤다. 중세 동물지는 동물마다 항목을 구분해서 삽화와 함께 그 동물에 관한 내용을 서술하는 형식이다. 얼핏 근대의 동물백과와 비슷해보인다. 하지만 근대의 동물백과와 달리 동물의 해부학적 구조나 행동 양태를 설명하는 대신 동물의 본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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