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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사온’서현진을 결국 어장관리로 만드는 건가요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우리는 둘 중 한 명이 항상 빨랐다. 우리가 타이밍에 지지 않으려면 계속 사랑할 수 밖에 없다”(온정선)

“(홍콩 가는 온정선을 만나기 위해 공항을 향해 차를 몰며)그가 몇시에 떠나는지 모른다. 이렇게라도 그에게 가고싶다”(이현수)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는 결말이 나왔다. 아직 3회가 남았지만 17회와 18회 예고를 보면 이미 결말이 나온 셈이다.


그것은 이현수(서현진)-온정선(양세종)의 해피엔딩과 박정우(김재욱)의 포기일 수밖에 없다.

“우리 같이 살자”는 온정선(양세종)의 프러포즈를 “시간을 좀 줘”라며 거절했던 이현수가 갑자기 정선에게 달려가는 계기는 겉으로는 자신이 쓰던 멜로드라마 ‘착한 스프’ 대본의 수정이지만, 그것보다는 내면에 조금 더 들어가있다.

이현수가 “정선 씨를 5년동안 반짝이는 감정으로 버텼어. 다시 만났을 때 운명으로 생각했어”라고 말하지 않았나. 그래서 현수가 먼저 백허그를 하면서 “같이 살자”고 했다. 그럼에도 정선은 자신의 인생(개인사)에 깊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것을 알게됐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현수는 정선의 프러포즈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사랑하면 그 사람의 사소한 것까지 모든 걸 알고싶은 법인데, 힘들 때 자신에게 기대지 않는 남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건 충분히 이해된다. 남자가 힘들때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음을 알면 회의하게 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에 온정선을 못잡으면 다시 6개월간 헤어져 과거 5년간의 사태가 재발할 것을 우려해 공항으로 달려가는 설정. 모두 이해된다. 이건 정선과 현수 둘만의 문제다. 작가는 이 과정을 둘의 타이밍, 온도차로 설명하므로 그동안 답답했던 관계가 되돌아와도 이 딜레이 전략을 굳이 회차 낭비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문제는 이현수와 박정우의 관계다. 이 고리를 관습적으로 푼다면 작가는 사랑의 온도니, 감정선이니 말할 자격이 없다. 그런데 이 고리를 공감가게 풀기가 매우 어렵다. 자칫 드라마 제목을 ‘시청자와 작가의 온도차’라고 해야할지도 모른다.

이현수가 어린 아이가 아닌 이상 박정우를 ‘일’로만 만난 건 아니다. 밤 12시에 대표 사무실로 오라고 하면 순순히 응했고, 물질적인 도움을 포함해 모든 편의를 제공받았다. 도시락을 가져온 남자와 특실을 제공해준 남자 모두 현수에게 소중한 사람이 아닌가?

정우는 “회사와 계약한 모든 여자에게 다 잘해주냐”는 현수모친의 질문에 “아니에요. 현수를 사랑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현수는 이 사실을 이미 다 알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3회에서 정우는 현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어떤 대사로 표현할지는 몰라도 포기하면서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는 신사(紳士)가 되지 않을까. 드라마에서는 쿨할 수 있어도 실제 상황에서는 ‘속이 썩어들어가는 신사’가 될 개연성도 충분하다.

현수는 온정선을 선택함으로써 박정우를 정리하게 된다. 두가지가 연관돼 있으면 안된다. 기자가 가장 궁금한 것은 현수가 박정우에게 뭐라고 말할 것인가이다? 다른 것은 이미 나왔고, 정우가 정선에게 하게될 말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

현수가 정우에게 “당신에게 흔들리기는 했다”라고 말해도 어장을 관리한 것이고 아무 말도 안하고 정우 말을 듣고만 있다가 가는 것은 더 얄미운 어장관리가 된다. 작가는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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