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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지진]‘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 믿음은 이제 깨졌다
-1년새 5.0 넘는 강진 잇따라 발생…더 큰 지진 대비해야
-밤새 이재민 1500여명 대피…포항시 70억대 물적 피해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한반도 동북 지역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지역에서 규모 5.4의 역대급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12일 경주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에 이어 1년 2개월만에 발생한 강진이다. 지진 관측 이래 두번째로 큰 규모다.

통상 규모 5.0 이상 지진의 여진이 수개월 지속됨을 고려하면 향후 지진으로 인한 한반도 동북 지역 피해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진이 두 차례 일어난 데 이어 오전 8시 현재까지 여진이 40차례 발생했다.

15일 지진 발생 직후 경북 포항시 북구 학산동. 건물 잔해가 인도를 뒤덮은 모습. [사진제공=독자]

기상청은 전날 긴급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 지진의 여진이 지난달까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지진 역시 여진이 몇 달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강도에 대한 부분은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다”고 밝혔다. 더 큰 규모의 여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은 “이번 지진은 단순히 5.4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번 포항 지진이 강력했던만큼 다른 주변 단층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보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반도 동북지역에 잇따라 강진 피해가 발생하면서 해당 지역 시민들의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경주와 포항은 진앙지를 기준으로는 불과 43㎞ 떨어져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경주 지진이 발생한 양산단층 지류의 윗부분인 장사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두 지진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는 분석도 곳곳에서 나온다.

밤사이 집계된 인적ㆍ물적 피해는 이미 경주 지진 이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오늘 오전 6시 30분께까지 집계한 인적피해는 이재민 1536명, 부상자는 57명이다. 경북 포항시에서는 한동대학교 건물 외벽이 떨어져나가 학생들이 긴급 대피했고, 포항시청 등 시내 건물들 역시 크게 흔들려 시민들이 급히 밖으로 대피하는 등 일대가 아수라장으로 변한 상태다.

공공·민간 시설 피해도 1300건 넘게 집계됐다. 중대본은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포항시 지진 피해액은 69억1100만원에 달한다. 사유시설 피해가 1213건으로 45억1100만원, 공공시설 피해가 134건으로 24억원이다.

이번 지진은 한반도 동북지역 외 서울ㆍ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도 진동을 느꼈다는 시민들이 다수 나올 정도로 체감도가 높았다. 경주 지진(규모 5.8, 발생지점 15㎞)과 비교하면 ML 에너지 규모는 1/4에 불과하지만 지진 발생지점이 불과 9㎞로 얕았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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