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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약금 현찰만 받는다” 래미안 ‘고집’… 왜?
거액 지참 안하면 현장입장 불허
유독 삼성물산만 ‘현찰 줄세우기’

“당첨 후 바로 계약 못할까봐” 해명
업계 계좌이체ㆍ온라인추첨 확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파트 청약 요건이 강화되면서 미계약 물량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이 계약금을 현찰로 지참한 수요자에게만 추첨 기회를 줘 논란을 빚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10일 서울 운니동 래미안갤러리에서 ‘래미안 DMC 루센티아’ 미계약분 추첨을 진행했다. 불과 25 가구의 주인을 가리는데 15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미계약 물량은 자금만 있다면 별다른 청약 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아 많은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설명=지난달 14일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의 미계약분을 추첨받기 위해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 5000만원을 들고 모인 수요자들]

아침 일찍부터 긴 줄을 이룬 수요자들은 계약금 1000만원과 신분증, 인감증명서, 인감도장 등을 품에 안고 입장을 기다렸다. 회사 측이 1차 계약금 1000만원을 현찰로 지참하라며, 가져오지 않을 경우 입장을 제한하겠다고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150억원이 모여 있다”며 화제가 됐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문정동 래미안갤러리에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의 미계약 물량을 분양할 때도 계약금으로 현찰 또는 5000만원짜리 수표를 지참하도록 했다. 36가구를 분양한 이 곳에는 무려 1200여명의 수요자가 몰렸다. 추첨일(14일)로부터 불과 이틀 전에 벼락 공지가 떴는데도 다들 계약금을 마련해왔다.

추첨에 참여한 한 수요자는 “갑작스레 공지를 한다던지, 현찰을 지참하게 하는 것 등은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라며 “‘로또 청약’이란 말에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니 건설사가 갑이 된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삼성물산 측은 미계약 물량 분양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미계약 물량은 추첨과 계약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추첨받은 즉시 계약금을 납부해야 한다”며 “미리 준비한 수표를 접수해 빠르게 진행이 돼야 수요자들에게도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지참하지 않았을 경우 인근 은행에서 인출을 해오도록 안내를 하고 있으며,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해 보안요원도 다수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 건설사들은 미계약 물량 분양 시 수요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는 추세다. 일례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서초 센트럴 아이파크’의 미계약분을 분양할 당시 계약금 1000만원을 계좌 이체로 받았다. 라온건설도 이달 ‘면목 라온 프라이빗’ 미계약분의 계약금을 계좌 이체로 받았다.

아예 수요자들이 현장에서 장시간 줄을 서지 않게 온라인으로 추첨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 상일동에서 공급하는 ‘고덕 아르테온’ 아파트에서 미계약분이 나올 경우, 자사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아 추첨하는 방식으로 잔여 물량을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 선착순 등의 방식으로 잔여 세대를 분양할 경우 소비자 불편 등 부작용이 있다는 지적이 있어 개선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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