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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멸의 조선사(조윤민 지음, 글항아리)=1757년 겨울, 영조 33년 충청도 한 지방에서 일가족이 자살한 사건이 벌어진다. 수년간 떠돌던 가족 넷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함께 생을 마감한 것이다. 당시 조선은 유민이 심각한 사회문제였다. 이들에게 양식을 지급하고 조세 면제 등의 정책을 실시했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조세제도와 토지제도의 모순의 결과였다. 이 책은 저자가 2016년 펴낸 ‘두 얼굴의 조선사’의 속편격으로, 양반 관료층의 정책과 백성들의 대응방식을 함께 아울러낸 역사연구서다. 저자는 조선 백성을 직업과 역할에 따라 농부, 어부, 장인, 광부, 상인, 도시노동자, 광대, 기생, 백정, 노비 등 열 부류로 나눠 통치와 정책에 따라 세상살이와 생존의 방식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세세히 살핀다. 가령 상인의 경우 상업 종사자들이 국가의 상업정책에 대응, 어떻게 상업발전을 일으켰는지, 도시노동자는 농민에서 도시빈민층으로, 다시 이들이 고용노동자로 전환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딱딱한 역사 연구서에서 탈피, 이야기체의 서술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다.

표절에 관하여(엘렌 모렐-앵다르 지음, 이효숙 옮김,봄날의책)=표절은 창조적 상호텍스트성과 저작권 침해 사이에서 그 경계를 가르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을 통한 지식정보의 접근이 쉬워지면서 표절의 유혹은 더 많아지고 적발도 쉬워졌지만 표절의 기술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표절의 문제를 시의에 맞게 규정하려고 노력해온 저자는 이 문제를 역사적으로 살피고 창작과 모방의 관계, 차용과 저작권침해를 구분하는 등 개념을 비교적 알기쉽게 정리했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표절의 개념과 인식이 크게 변한 시기로 18세기에 주목한다. 고대에는 차용이 글쓰기의 한 방식이었으며, 중세의 작품은 집단창작의 결과가 많았다. 인쇄술과 종이의 발명과 함께 작품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표절은 도덕적 비난의 대상으로 떠오른다. 프랑스의 경우, 대혁명을 기점으로 표절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게 된다. 개인의 출현으로 작품의 소유권 주장이 대두된 것이다. 저작권은 일반적으로 허락받지 않은 직접적 복제의 경우, 부분적이라해도 침해로 본다. 반면 글자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라도 인용은 용인되는 차용이다. 반면 콜라주, 유희적 글쓰기, 상호텍스트성 개념 등은 표절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패러디와 모작, 위작, 속편 등 표절과 혼동하기 쉬운 글쓰기방식도 있다. 책은 표절에 관한 풍부한 사례들을 통해 실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이해충돌을 일으키는지 보여준다.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니시노 세이지 지음, 조해선 옮김, 북라이프)=2016년 OECD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꼴치다. 평균7시간41분으로 41분이나 짧다. 더욱이 직장인은 약 6시간6분, 학생 10명 중 4명은 6시간 이하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조금씩 쌓인 잠 빚은 몸을 공격해 비만, 당뇨, 고혈압, 치매, 심장병, 암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킨다. 세계 최고의 수면 연구기관인 스탠퍼드 수면생체리듬연구소의 니시노 소장은 질과 양에서 모두 만족스럽지 못한 잠의 비책으로 잠든 직후 90분, 황금시간을 절대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수면은 논렘수면과 렘수면이 하룻밤에 몇 번씩 반복해서 나타나며 1주기는 대략 90분~120분이다. 잠든 직후 나타나는 논렘수면에서 사람은 가장 깊이 잠드는데 이때 수면 압력이 대부분 해소되고 피부미용과 세포 재생을 돕는 성장 호르몬도 가장 많이 분비된다. 이 시점에 숙면을 취하면 적게 자도 다음날 개운하다. 그렇다면 이 황금시간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바로 체온과 뇌에 답이 있다. 책에는 과학적인 최신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루의 패턴을 생체리듬에 맞게 운용하는 법, 음식과 조명 등 수면부채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해 놓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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