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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면에서 생면으로…‘베트남 쌀국수 2.0 시대’
-매장에서 직접 면 뽑고
-호치민식→북부 하노이식으로
-분짜ㆍ넴…식사메뉴도 다양해져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해장=라면’ 공식이 진리이던 1990년대. 베트남 쌀국수가 처음 등장했다. 땀 빼고 콧물 흘려가며 들이키던 빨간 라면과 달리, 베트남 쌀국수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그것은 마치 세련된 해장의 취향인냥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은 1998년 ‘포호아’를 시작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다. 베트남 쌀국수를 지칭하는 ‘포(PHO)’라는 앞글자를 따 포베이, 포메인, 포로이 등이 등장했고 호치민을 연상시키는 ‘호’를 따 호아센, 호아빈 등도 자리를 잡았다.

그 사이 베트남 쌀국수는 트렌드에서 하나의 카테고리가 됐다. 베트남 식당의 양상이 바뀐 것은 약 3~4년 전부터다. 

분짜라붐에서는 매장에서 직접 뽑은 생면을 이용한다. 하노이식 쌀국수(왼쪽), 분짜와 넴(튀긴 롤만두)이 대표메뉴다.

타마린드(한남동), 레호이(소월길), 최근 띤띤(경리단길)까지 소위 힙스터들이 모이는 동네에 베트남 음식점들이 속속 문을 열면서 쌀국수 외 반미, 분짜, 넴(튀긴 롤만두) 등이 알려졌다. 월남쌈, 쌀국수만 알던 사람들은 또 다른 ‘베트남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곧바로 눈독을 들였다. 차별점은 ‘면’에 뒀다. 기존의 건면(乾麵) 대신 생면(生麵)을 이용했다. 식감은 단연 월등해졌다. 면발이 촉촉하고 탄력있게 바뀌니 ‘후루룩 후루룩’ 하는 맛이 더해졌다.

또 다른 특징은 지역적 특성을 살렸다는 점이다. 최근 론칭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주로 북부 하노이식을 표방한다. 숙주를 고봉처럼 올려먹는 호치민식 쌀국수와 달리 마늘 절임과 베트남 고추, 라임을 넣어 먹는 식이다.

쌀국수 일색이던 메뉴도 점차 다양화해졌다. 생면 쌀국수를 기본으로 분짜(구운 돼지고기와 완자, 허브를 새콤달콤한 피시소스에 찍어먹는 면), 볶음밥, 야채볶음, 넴(튀긴 롤만두)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세가지 특징은 외식업계의 베트남 음식 트렌드를 바꿨고, 가히 ‘베트남 쌀국수 2.0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선발주자는 ‘에머이’다. 지난 2015년 8월 관철동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에 10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스쿨푸드, 판다익스프레스 등을 운영하는 SF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한남동에 ‘분짜라붐’을 냈다. 매장서 직접 뽑은 생면과 12시간 이상 직접 우려낸 소고기 육수를 사용한다.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다. 빈티지한 외관을 연출했고 내부는 스테인리스 테이블과 베트남 전통 모자 농(Non)을 연상시키는 조명을 배치했다. 현재 분짜라붐은 직영점 2개(이태원점, 광화문점)와 함께, 총 8개 가맹점을 운영중이다.

지난 2003년 호아빈을 론칭한 오리엔탈푸드코리아도 최근 ‘분짜라임’을 새롭게 선보였다. 2013년 ‘호아빈 오리진’으로 한차례 브랜드를 확장했던 것에 이은 세번째 시도다. 부산 서면과 일산 웨스턴돔 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한쪽에는 가격 파괴 베트남 쌀국수 열풍도 불고 있다. ‘월남선생’, ‘미스터 포포’, ‘미스사이공’, ‘리틀하노이’, ‘헬로베트남’ 등 브랜드만 수십 여 개에 달한다. 이들은 ‘쌀국수=3900원’ 전략으로 가벼운 한끼를 제공하고 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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