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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흥우주강국을 가다②] UAE의 원대한 포부…“100년 뒤엔 화성에 우주도시 건설”
[두바이(아랍에미레이트)=이정아 기자] “100년 뒤 화성에 사람이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 위에 도시를 세운 경험이 있습니다.” (모하메드 알 아바비 아랍에미레이트(UAE) 우주청장)

UAE는 항공우주산업에서 선두 국가 반열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화성에 무인 탐사선을 보내는 ‘2021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00년 뒤에는 화성에 우주도시를 세우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계획된 UAE의 화성 탐사 프로젝트는 아랍, 이슬람 국가 중 첫 번째다.

지난 6월 두바이에서 만난 모하메드 알 아바비 UAE 우주청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척박한 사막 땅에 도시를 세우는데 고작 50년이 걸렸다”며 “물론 사막과 화성의 환경은 다르지만, 우리는 늘 그렇듯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랍에미레이트(UAE)가 100년 뒤인 2117년까지 화성에 최초의 우주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화성 우주도시 상상도. [제공=두바이 미디어 오피스]

▶석유기반에서 지식기반 경제로= 중동의 부국 UAE의 미래산업 투자에는 한계가 없다.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63개국을 대상으로 ‘기술 변화에 대한 대응력’ 순위를 산출한 결과, UAE의 미래준비도(미래 기술 개발에 대해 준비돼 있는 정도)는 7위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미래준비도는 24위에 그쳤다.

UAE 정부의 과학기술 부문 차관보를 맡고 있는 살렘 알 마리는 헤럴드경제와 만나 “지난 10년간 우주 부문에 약 5조6250억원(50억달러)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렇게 투자한 돈이 지식으로, 사람으로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UAE 정부는 자국민에게 해외유학ㆍ연수비 등 학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UAE의 이 같은 적극적인 우주개발 투자는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7월 UAE는 7개 부문에 대한 ‘국가혁신전략’ 7개년 계획을 수립했는데, 이중 한 부문이 ‘우주’다. 이에 따라 UAE 정부는 우주청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같은 해 9월 설립된 UAE 우주청은 최고의사결정기구로 법, 예산 및 행정면에서 독립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아바비 UAE 우주청장은 “UAE는 국가 경제를 석유기반에서 지식기반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과학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우주로 나아가려는 노력은 결국 고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UAE 두바이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외관. UAE 우주청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MBRSC는 2021년 발사를 목표로 화성 탐사선을 개발하고 있다. [헤럴드경제]

▶제2의 아랍 문명 부흥의 꿈= UAE 정부는 지구와 화성을 오갈 수 있는 운송수단, 화성에서 먹을 수 있는 식량, 지속가능한 에너지 개발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당장 4년 뒤 UAE는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 거의 알려지지 않은 화성 대기와 기후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두바이에 위치한 모하메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에서 만난 사라 알 아미니 UAE 과학자의회장은 “탐사선이 수집한 화성 대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성 기후 지도를 제작할 계획”이라며 “이는 100년 뒤 화성에 사람이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이 2.9m, 폭 2.37m의 UAE 소형 탐사선은 경량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무게는 연료를 포함해 약 1500㎏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60명의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2021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다.

UAE는 앞서 2009년, 2012년에 지구관측 위성인 ‘두바이셋-1’, ‘두바이셋-2’를 성공적으로 위성 궤도에 안착시킨 바 있다. 두 개의 위성 모두 우리나라의 위성전문회사인 쎄트랙아이와 협업으로 개발됐다. 현재 UAE는 내년 6~9월 발사를 목표로 서브미터(Sub-meter) 이미지를 제공하는 높이 2m, 무게 330㎏의 지구관측 위성인 ‘칼리파셋’을 개발 중이다.

아머 알 사예 칼리파셋 프로젝트 매니저는 “팀은 실무 경험이 있는 35세 이하의 젊고 재능있는 UAE 과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클린룸, 전기 실험실, 기계 실험실 등을 포함한 개발시설을 만들기까지 3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UAE의 과학자들은 100% 자체기술 개발 노력을 바탕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UAE는 위성 개발 능력을 비롯한 우주 분야의 여러 면에서 아직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비전 만큼은 어느 우주개발 국가에 뒤지지 않는 야심찬 비전을 지닌 국가다.

아바비 우주청장은 “아랍 문명은 인류의 지식을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했고, 이번 우주탐사 계획을 통해 또다시 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UAE는 화성 개발 우주프로그램을 가진 아홉 번째 국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신흥우주강국을 가다②] “도전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UAE 우주청장 인터뷰 ▶기사보기


dsun@heraldcorp.com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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