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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예금금리보다 못한 기금운영 수익률 말이 되는가
국회예산정책처가 이번 국감에 제출하기 위해 분석한 ‘정부기금 여유자금 운영현황’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64개 전체 기금 중 76.6%에 달하는 49개 기금이 이런 저금리시대에 은행 정기예금 이자(1.7%)보다 낮은 1.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7조168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공공자금관리기금(1.2%)이나 5080억에 달하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의 수익률(1.07)은 간신히 1%를 넘겼다. 오죽하면 4820억원이나 되는 농지관리기금의 수익률은 불과 0.58%이다. 2%도 안되는 방폐물관리기금(1조2750억원)의 수익률 1.99%를 잘했다고 칭찬해야 할 상황이다.

차라리 은행예금에 넣어두는게 낫지 왜 리스크 감수하고 전문가 써가며 자금운용을 했는지 모를 일이다. 자기 돈이라면 이렇게 굴렸을까 묻고 싶다. 게다가 24개 기금 2131억원은 수익률이 0%인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쌓여있다. 이 정도면 ‘방치’라고 보는게 옳다. 직무유기로 처벌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그나마 국민연금기금(4.69%), 고용보험기금(3.02%), 공무원연금기금(3.72%) 등 사회보험성 기금들이 3% 넘는 수익률로 버텨준다는게 이만저만 다행이 아니다.

이처럼 여유기금의 수익률이 저조한 이유는 지나친 보신주의 때문이다. 경영평가에서 목표 수익률 달성여부에만 촛점을 맞추다보니 아예 이를 낮게 정하고 달성하는데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어떻게 달성함으로서 이익을 늘렸느냐는 전혀 고려치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여유 자금이라고 지나치게 수익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재정 건정성은 충분히 고려해야할 요소다. 하지만 이처럼 도늘 넘어선다면 안정성과 수익성을 조화시킬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

그래야만하는 이유는 또 있다. 경제와 정부 재정의 규모가 커지면서 여유 자금도 매년 크게 늘어난다. 작년 기금 여유 자금은 64개 기금 637조원으로 2015년 575조원보다 62조원(10.8%)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이 10.6%에 달한다. 낮은 운용 수익률로 인한 가상 손실분도 함께 커진다는 얘기다.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게된다. 시급히 개선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총 178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재원은 국세와 세외 수입 등 세입확충 82조6000억원과 세출절감 95조4000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중 세출절감에 가장 효자노릇을 해야 할 분야가 기금 여유자금 활용이다. 수익률을 올리면 그만큼 재량지출 감소분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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