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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씨 윤 사장 부친 살해 피의자, 리니지 아이템 고가 거래 정황 포착
-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허 씨로 추정되는 거래 글 확인
- 경찰 통신영장 신청…아이템-수천만원 빚 관련성 밝힐 예정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엔씨소프트 윤송이(41) 사장의 부친 윤모(68)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허모(41)씨의 범행 동기가 불문명한 가운데, 그가 엔씨소프트의 대표작인 ‘리니지’ 게임을 하며 수백만원어치의 아이템을 구입하려 한 흔적이 포착됐다. 경찰은 허 씨가 수천만원의 빚을 졌다고 진술한 것과 맞물려 이번 범행과 인터넷 게임이 연관성이 있는지 밝힐 계획이다.

30일 경기 양평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리니지 게임 아이템 거래가 이뤄지는 한 사이트에 거래 가격이 300여만원에 달하는 ‘쌍태풍 7’을 산다는 글을 올린 사람의 연락처와 주소가 허 씨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글에는 ‘서울 강남구 직거래 가능, 경기 ○○시 직거래 가능’이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서울 강남과 경기 ○○시는 각각 허씨의 직장ㆍ자택 소재지다. 

엔씨소프트 윤송이사장의 부친 윤모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허 씨의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러나 경찰은 허 씨가 리니지 유저인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리니지 유저라고 해도 범죄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단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는 허 씨가 윤 씨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고, 리니지로 인한 불만이 범행으로 이어졌다면 윤 씨가 아닌 엔씨소프트 사장이나 대표가 범행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다만 리니지 등 인터넷 게임으로 인해 채무가 발생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부유층이 사는 곳을 타깃으로 해 강도 등 범죄를 저지르려 했다는 추론은 가능해 보인다.

경찰은 허 씨의 인터넷 게임 접속기록을 조사하기로 하고 통신 영장을 신청했다. 이는 범행 동기에 대한 신빙성있는 진술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허씨의 범행과 리니지 게임을 서비스하는 엔씨소프트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우선 허 씨가 어떤 인터넷 게임 아이디를 보유하고 있는지 조사한 뒤, 해당 게임사에 요청해 접속기록과 아이템 거래 내역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허 씨는 경찰조사에서 8천여만원의 빚을 져 매월 200만∼300만원의 이자를 갚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허 씨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채무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허 씨의 인터넷 게임 접속기록과 함께 계좌 추적 등을 벌여 허씨의 전체 부채 규모를 확인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허씨 진술과 달리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허씨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 도구 등 수법, 범행 후 행적 등에 대해 신빙성이 낮은 진술을 하거나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전날 오후 프로파일러 2명이 허 씨를 면담했으나 허 씨는 일상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에만 간단히 답할 뿐 대부분 질문에는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윤 씨가 사는 마을 입구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다각도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허 씨는 사건 당일 오후 5시 12분께 현장으로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그 이전인 오후 3시와 오후 4시께에도 한 차례씩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사건과의 연관성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허 씨의 구속영장도 발부된 상황이다. 지난29일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2단독 이수웅 판사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어 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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