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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김용훈 국민정치경제 포럼 대표]프로페서 일자리경제
최근 5년간 국내 석학들의 학교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이름이 알려진 서울대학의 교수가 65명이나 서울대학을 떠나갔다. 교수로 임용되면 정년이 보장되는데 이러한 일자리를 박차고 떠나는 모습을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복에 겨워서 그런다고 할지 모르지만 교수들의 셈법은 다르다.

국내 교수 세계는 권위주의와 차곡차곡 쌓여가는 호봉의 급여체계이다. 그러나 그들이 겪어왔던 세계는 권위가 아닌 실력과 능력이 급여를 결정했다. 나이나 호봉이 아닌 능력별 다른 급여는 물론 연구실적을 세우면 이에 합당한 보너스 지급도 이루어졌지만 서울대에서는 이러한 인센티브는커녕 경직된 시스템 안에서 계단을 하나하나 올라가야 한다.

같은 연구를 하는 학자간의 교류는 생각도 못하고 선배 교수의 그늘에서 주어진 길만 걸어야 하고 가르치는 기쁨 또한 크지 못했다. 게다가 급여 면에서도 기대치가 없으니 이들 젊은 인재들은 자신의 가치를 능력껏 인정해주는 자유롭게 헤엄칠 수 있는 나라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본래 실용적 학문을 전공한 교수들은 인문학 교수들에 비해 2배 이상의 높은 급여를 받고 연구실적을 올리면 성과급을 받았었는데 국내에서는 이러한 차별성을 만나지 못했다. 또한 선후배 교수와의 교류는커녕 권위의 벽에 막혀 소통의 기회가 없으니 답답한 것이다. 때문에 바늘구멍 같은 교수자리를 잡고도 미련 없이 던지고 다른 문을 열어버린 것이다.

그들은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대학 시스템은 안주하는 시스템이다. 정년까지 안전한 일자리를 보장 받으며 적절한 연구물을 의무적으로 내놓으며 정년을 채우는 외에 욕심이 없다.

세계 각국의 인재들과 토론하며 그들과 선후를 경쟁하며 연구실적을 겨루는 박진감 넘치는 급류타기를 외면하는 것이다. 마치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잠자는 시간외에 공부에 올인하는 학생들처럼 교수자리를 따느라 고생했으니 이제 편안함을 찾는 것인가.

끊임없는 연구의 열정에너지가 투입되지 못하는 교수는 급변하는 물살을 타지 못한다. 아니 외면한다. 이러한 교수들의 조기노화는 대학과 학생들이 자처한 것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들어와서는 전공 공부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의 전공은 의무방어전의 보험용이고 도서관에서는 자신의 미래를 보장해줄 철밥통을 쟁취하려고 고시에 올인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니 교수는 이름만 교수이고 선생님의 역할밖에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학생들도 교수들도 세계의 급류 타기는 외면하고 줄서기나 안전한 밥그릇을 차지하려는 경쟁만 하게 된 것이다. 전임교수 약1800명중 65명이라고 얕볼 것이 아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적지 않다. 경영, 경제, 공학 등의 현재의 기술이나 사회시스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이들의 연구 성과로 우리가 살아야 내야할 미래의 동력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전임교수, 초빙교수, 연구교수, 계약교수, 산학협력교수 등 교수의 분류도 다양하지만 이들이 모두 열정의 동력을 끄고 물 위에 떠있는 것에 만족한다면 이들의 미래는 물론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해 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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