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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걸리면 흉기…위험천만 백팩속 ‘등산스틱’
붐비는 지하철서 승객 안전위협
목줄없는 반려견과 산행도 갈등


#아이들을 데리고 기분 좋게 주말 산행에 나선 A 씨는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했다. 아이가 다른 탑승객이 맨 백팩에 부착한 등산스틱에 얼굴을 긁힐 뻔 했기 때문이다. A 씨는 “흙 묻은 쇠붙이에 긁혀 얼굴에 흉이 졌을 수도 있다”며 다시 생각해도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 “엄마야!” 등산로를 따라 주말 산행을 즐기던 B 씨는 불현듯 다리에 닿는 감촉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뒤로 넘어지기 직전 안전바를 간신히 움켜쥐지 않았다면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벌러덩 넘어질 뻔 했다. B 씨의 다리를 습격한 건 야생 동물이 아닌 작은 애완견이었다.

선선해진 가을 날씨와 다가오는 단풍철을 맞아 등산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즐거운 가을산행을 방해하는 비매너 행동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지난 주말 청계산 등산길에서도 등산스틱 관리 소홀로 인한 안전 사고의 위험과 애견 관리 소홀로 주변 등산객에 피해를 주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잘못된 등산스틱 관리는 산행에서 가장 쉽게 목격하는 비매너 행태다. 버스나 지하철 등 사람이 붐비는 대중교통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다수 등산객들은 등산스틱을 백팩 외부에 매단 채로 대중교통에 탑승하기 때문에 주변 승객들에게 어떤 불편함과 위협을 주는지 쉽게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붐비는 대중교통에서 무거운 백팩은 그 자체로 주변 사람들을 치는 흉기가 될 수 있다. 또 백팩이 흔들릴 때마다 등 뒤로 우뚝 꽂힌 등산스틱 촉도 함께 움직이며 주위 승객들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안에서 등산스틱 촉에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는 등산객 김모(27) 씨는 “출퇴근 지하철이 관악산 등산로 인근을 지나는 바람에 등산객들과 자주 마주친다. 입고 있던 니트가 등산스틱에 긁혀 올이 나간 적도 있고, 괜히 주위에 있다가 얼굴 긁힐까봐 되도록 피하려고 한다”고 경험담을 전했다.

애견 동반 산행을 둘러싼 등산객 간 갈등은 좀 더 미묘하다.

한 50대 등산객이 등산에 나선 애견인과 반려견을 향해 “사람 다니는 곳에 뭐하러 개를 끌고 오냐. 입마개 왜 안 하냐”고 항의 하자 견주가 “청계산은 국립공원이 아니고 별도의 입산 금지 규정이 없어 애견동반 등산이 가능한 곳이다”며 맞서는 모양새였다. 지켜보던 등산객 유모(56) 씨는 “물거나 할퀴지 않고 갑자기 달려오기만해도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에겐 민폐”라며 “산이라 길이 좁고 험한데 날뛰는 것만으로도 민폐니까 (목줄) 끈을 좀 바짝 쥐고 관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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