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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터 전 美대통령 방북 성사 가능성은?
-카터 “이 상황이 두려워…북한 갈 것”
-북미 입장차 크고 트럼프 행정부 부정적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고조된 한반도 긴장 해소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방북 의사를 거듭 피력하면서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터 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방북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 갈 것이다”고 답변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의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도를 넘어선 설전이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절박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겨냥해 “그들이 무슨 일을 할지 모르겠다”며 “나 역시 이 상황이 두렵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예측이 어렵고 훨씬 더 불안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판단하면 선제조치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미 간 평화협상을 위한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야한다며 방북 의지를 내비쳤고, 이보다 앞서 지난달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와 만난 자리에서는 보다 직접적으로 방북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굳이 미 정부의 특사 자격이 아니어도 된다고 할 만큼 방북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핵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994년 6월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 북한의 핵활동 중단과 국제사회의 경수로 지원을 골자로 하는 북미 제네바합의의 계기를 만들었고, 2010년 2차 방북 때는 억류 미국인 사면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에 또다시 방북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긴장 해소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북미 간 입장차가 너무 크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은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미국에게 북한의 핵 지위를 받아들여야한다고 요구했지만 미국은 곧바로 북한의 핵무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미 정부도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반기지 않는 기류다.

카터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북 의사를 전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해야할 일이다. 전직 대통령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알아서 하겠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미 정부 대표 자격은 아닐 것이라며 만약 북한을 방문하게 되더라도 미 정부의 환송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거리를 두었다.

미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일도 상상하기 어렵다.

여기에 93세라는 카터 전 대통령의 고령의 나이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너무 연로하다”고 말했다.

외교소식통은 “미국과 북한 간 상황 인식차가 크고, 미국이 지금 대북제재에 집중하고 있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선 카터 전 대통령이 민주당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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