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위권 삼성그룹주 4종목
“지나친 편중, 하락 시 위험요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추석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삼성그룹주 장세’로 요약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실적 모멘텀에 불이 붙자 계열사들의 주가도 랠리에 한창이다. 이는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데도 밑바탕이 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주에 치우친 증시 상승은 지수 하락기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 상장 23개 종목의 시총 규모는 지난 17일 종가기준으로 547조4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추석연휴 이후 6거래일 동안 불어난 시총 규모만 35조3276억원이다. 코스피 시총 4위인 현대차(32조9313억원)가 6일 만에 하나 더 생겨난 셈이다.
코스피 시총(1616조9393억원)과 비교하면 전체의 33.83%에 이른다. 코스닥을 포함해 국내 증시 전체를 봐도 29.60% 수준이다.
이달 들어 코스피 시총이 60조원 가까이 늘었는데, 그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삼성그룹주의 몫이었다. 최근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이 삼성그룹주 장세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삼성그룹주의 질주는 ‘맏형’ 삼성전자의 실적발표 효과 덕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3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호실적을 이끈 반도체사업은 4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실적 기대감은 유효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사상 최고가(276만9000원)를 찍었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한 투자심리도 살아났다. 삼성전자 지분을 4.61% 보유한 삼성물산을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에스디에스 등도 이달 들어 일제히 오름세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삼성’ 이름값에 더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10% 넘게 올랐다.
이런 상승세에 시총 상위권은 삼성그룹주가 휩쓸었다. 시총 10위권에 삼성전자(1위)와 삼성전자우(3위), 삼성물산(6위), 삼성생명(10위)가 포함됐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를 제외해도 삼성바이오로직스(11위)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그룹주에 편중된 증시 상승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지수 상승 동력을 얻으려면 다른 종목도 함께 상승하는 그림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지수가 상승할 때는 고마워할 수 있지만, 반대로 내려갈 때는 ‘밉상’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반도체가 전형적인 사이클 사업이라는 점을 볼 때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가 휘청대면 증시 전체가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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