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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쟁자로 크기 전에 먹어삼켜라” 내부자가 고발하는 실리콘밸리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왜 애드그로크, 프렌드피드, 아드바크처럼 작은 스타트업을 인수할까?

물리학박사 출신이자 골드만 삭스 퀸트 전략가를 거쳐 그 자신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경영한 적 있는 안토니오 가르시아 머르티네즈는 ‘카오스 멍키’(비즈페이퍼)에서 자신이 경험한 실리콘 밸리의 이면을 ‘내부고발자’처럼 속속들이 들려준다. 기업합병은 실질적으로 실리콘밸리의 과열된 구인시장에서 IT인재를 찾는 또 다른 수단일 뿐이란 것. 인수 기업의 DNA와 스타트업 창업자의 대담무쌍한 유전자를 합치는 것이다. 즉 페이스북은 일반 채용방식으로 뽑는 똑똑하지만 순종적인 인재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자질을 회사문화에 더하고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런 정도는 그나마 순수하다. ‘우리도 언젠가 죽을 수 있다’는 절박함 속에서 내가 살기 위해경쟁자가 될 만한 기업을 먼저 게걸스럽게 먹어 삼키고 ‘등쳐 먹는’일도 다반사다.


저자에 따르면, 운영체제를 만들어달라는 IBM의 의뢰에 빌 게이츠는 킬달의 아이디어를 도용했고,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무리한일정의 프로젝트를 떠맡긴 후 중간에서 보너스를 가로 챈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이라는 아이디어를 만든 윙클보스 쌍둥이를 등쳐먹은 마크 저커버그의 일화 등 기회가 찾아왔을 때 거리낌없이고 속이고 뺏는 일은 다반사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실리콘 밸리의 사람들은 옛 내력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고 일련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처리하는 ‘무상태 머신’(stateless machine)과 같아서 파렴치한 일을 겪어도 앙심이나 원한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자신 트위터와 자신이 창업한 애드그로크 협상을 추진하다가 페이스북에 입사해 트위터에서 “비겁한 인성적 결함의 증거”라며 전사적으로 성토됐지만 2년 후 페이스북의 이해관계에 맞서 트위터 제품관리자로 자리를 옮긴다.

사용자 데이터를 둘러싼 페이스북의 보안과 프라이버시 정책, 광고의 향방을 둘러싼 트위터 내부 역학관계, 소셜네트워크에 침투하려는 구글을 상대로 한 보이지 않는 전쟁 등 내부자 관점에서 알려지지 않은 얘기들을 다루고 있어 흥미롭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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