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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은행열매 ‘악취 민원’ 사라진다
지난해 263건…처음으로 줄어
市 기동인력, 열매 미리 따내고
자치구·시민들도 제거작업 지원
열매 못맺게 수나무 교체작업도


가을철 ‘악취 주범’인 서울 은행나무의 기세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시가 악취 근원지인 은행 열매를 처리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덕이다. 실제로 상승세를 거듭하던 은행나무 악취관련 민원은 지난 2015년 322건에서 지난해 263건으로 처음 하락하기도 했다.

시는 은행나무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 올해 민원 건수도 지난해에 이어 감소를 거듭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가을철만 되면 악취를 뿜어 보행자에게 불편함을 주던 은행나무의 기세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헤럴드DB]

▶“익기 전에 미리 뗍니다”=19일 시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모두 11만2303주 은행나무가 시내 곳곳 있다. 암수를 구분하면 열매를 맺는 암은행나무가 3만121주, 맺지 않는 수은행나무가 8만2182주다.

시는 암은행나무를 찾아 열매를 채취하는 기동반을 지난달 초부터 이미 가동했다. 배치인력은 415명, 투입예산은 2억5000만원이다.

이들은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미리’ 떼는 데 집중, 악취 사전제거에 기여했다. 시 관계자는 “기동반은 매년 운영 중이지만, 열매를 미리 채취하는 데 본격적으로 인력을 투입한 건 지난 2015년 이후”라며 “(악취 제거)효과가 확연히 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기동반은 연말까지 25곳 자치구로 퍼져 앞서 떼지 못한 열매들을 채취하는 일도 책임진다. 포대에 담긴 열매 대부분은 일주일간 녹지대에 보관된 후 산업폐기물로 버려진다.

시는 올해 기동반도 작년만큼 최소 1.5t 분량 열매를 제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 투입되는 한 관계자는 “(열매)미리 떼기를 본격 시작한 후 체감상 채취량도 크게 증가했다”며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시민들의 느낄 불편함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자치구ㆍ시민도 합세=자치구도 서울시가 승기를 굳히는 데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특히 암은행나무 1700여주가 있는 노원구는 열매 채취일정을 공개, 이를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주워갈 수 있도록 ‘은행털기 사전예고제’를 작년부터 시행하며 서울시의 작업을 돕고 있다.

식용 등 목적으로 열매를 무상으로 갖고 싶은 주민들은 홈페이지나 전화로 작업 일자와 장소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 노원구 관계자는 “주민들이 열매 일부를 주워가면 기동반도 한 번에 담아갈 수 있는 열매량이 느는 셈”이라며 “주민들도 이익이며, 채취 속도도 빨라지는 일석이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와 다수 자치구에 따르면 시내 은행열매는 모두 식용에 적합하다. 이들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등 전문기관에서 이미 검증받은 사안”이라고 입을 모았다.

관악구와 구로구, 용산구 등 일부 자치구는 기동반을 돕는 주민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대학생과 직장인 등 다양한 직군들이 모여있는 참여단은 이달과 내달 초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구역들을 돌며 열매를 채취한다. 시도 이들의 활동을 돕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400만원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악취, 매년 약해질 것”=시는 지난 2013년부터 암은행나무를 수은행나무로 바꿔 심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은행나무 한 주 가격은 60만원, 식재 비용은 20~30만원 선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에 있는 암은행나무를 먼저 교체하고 있다. 다만 예산에 한계가 있는만큼 매년 100주 안팎으로 바꾸는 중이다.

시 관계자는 “열매 채취작업은 매년 치밀해지는 가운데, 암은행나무는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열매로 인한 악취도 매년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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