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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다시찾은 최선희에 쏠린 눈…北·美 물밑접촉 타진?
비확산회의 참석 20일만에 방러
美 전직 고위급관료 대거 참석
남북·북미간 대화 가능성 주목

북한의 대미 협상 담당자인 최선희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의 행보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국장은 최근 한달 사이 두번째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외교 무대에서 김정은 정권의 ‘선봉장’을 맡고 있다는 평가다. 최 국장이 모스크바에서 ‘(핵)비확산회의’에 참석키로 하면서 한국도 외교부 당국자 파견을 검토하는 등 남북 또는 북미간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최 국장은 17일(현지시간) 오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모습을 나타냈다. 19~21일 국제 비확산회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정부 공식 대표단을 위한 VIP용 입국장이 아닌 일반 입국장을 이용했는데, 몰려든 취재진이 방러 목적을 묻자 “모스크바 회의에 참석하러 왔다”고만 짧게 답한 뒤 공항을 떠났다.

북미대화의 실무 총책으로 알려진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이 1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해 입국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 국장의 방러는 약 20일 만에 두번째다. 최 국장은 지난달 말 모스크바를 방문해 올레그 부르미스트로프 러시아 외무부 한반도 담당 특임대사와 회담한 바 있다. 회담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제안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로드맵에 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 국장은 이번 방러에서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오는 21일 오전과 오후 각각 예정된 비확산회의 ‘동북아 안보’ 세션과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다자외교’ 세션에 토론자로 직접 나설 예정이다.

러시아 외무부가 공식 후원하는 비확산회의는 환영 만찬이 외무부 영빈관에서 열릴 정도로 러시아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데 최 국장의 참석은 러시아 측에서도 미리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최 국장의 참석이 확정되자 러시아 측이 한국 정부에 당국자 파견을 권고하는 등 행사의 주목도를 끌어올렸다는 후문이다. 정부는 최 국장뿐만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 협상에 관여한 웬디 셔먼 전 미국 국무부 차관과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ㆍ군축 담당 특보 등 미국 전직 관료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장급 파견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미 간 반관반민(1.5 트랙) 대화, 남북 외교당국 간 유의미한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최선희 국장이 이번 비확산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북핵 빅딜’ 가능성 등 국제사회의 여론을 떠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러시아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는 작업을 시도하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 국장이 대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고 최근 북한이 미국의 전직 관료나 공화당과 끈이 있는 전문가들과 반관반민 대화를 추진해온 정황이 있는 만큼, 비확산회의 참석을 계기로 미측 인사들과 의미 있는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북미간 물밑 접촉설에 대해 미국은 일단 부인하면서도 외교적 해결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떠한 종류의 대화에도 관심이나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대화는 분명 우리의 선호이고, 외교는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 방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물론 국가안보팀의 많은 인사가 이런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어트 대변인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은 (대화를 위한) 대단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 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이 북·미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달 3일 6차 핵 실험을 했으나, 같은 달 15일 이후 이날까지 33일째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노어트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는 확실히 그것(핵·미사일 시험 중단)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싶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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