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외모로 나만의 캐릭터 표현
-KBS ‘최강배달꾼’서 최강수役 열연
자유분방한 열혈 배달부로 매력 발산
KBS2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에서 고경표(27)는 맹활약했다. 최강수로 분한 그는 ‘최강 배달꾼’을 이끌며 먹자골목을 살려냈다. 대형 프랜차이즈 ‘정가’가 저질렀던 비리를 하나하나 파헤쳐 무모할 것 같은 싸움을 이겨내고 골목상권을 지킬 수 있었다.
“최강수의 강점은 하나다. 지식이 많은 게 아니라 바른 마음으로 살자는 생각이다. 후반에 한번 도피하기는 하지만 착하게 살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살면 분명 돌아온다는 점이다. 약자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
최강수는 착한 사람이었다. 나보다는 남, 개인보다는 우리를 중요시여겼다.
“착하기만 한 캐릭터가 재미없을 수 있고, 올드한 것 같지만, 저에게는 착한 드라마가 오랜만이다. 약간 비현실적인 면이 있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오그라드는 부분이 있지만 희망과 용기를 준다. 고구마 전개가 없었고, 고구마 상활도 속도감으로 금방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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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고경표가 KBS2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에서 최강수로 분하며 맹활약했다. 그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능청스러움부터 로맨스, 북받친 감정의 절제부터 오열까지 무한한 매력을 선보였다. |
고경표는 항상 자신의 장점을 최대로 발휘하여 캐릭터를 ‘고경표스러운’ 자연스러움으로 표현해냈다. 이번에는 ‘펌 헤어’로 외모를 차별화시켰다.
“펌 헤어는 제 아이디어다. 고착화된 이미지가 클리셰처럼 느껴졌다. 몇명 외국 영화의 인물을 참고해, 어린 시절의 최강수를 생각한 끝에 그동안 남자주인공이 잘 하지 않는 외형을 만들었다. 모두 어우러져 이해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펌 헤어를 통해 자유분방, 청춘, 열혈 이미지를 보충했다. ‘질투의 화신’에서도 재벌 3세가 까까머리를 하고 양복을 입으면 조폭 같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막상 나가고 나서는 인기를 얻었다.”
그러니까 고경표는 외형부터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을 묘하게 어울리게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다. 처음에는 시청자도 적응하지 못하는 듯 하다가 이내 고경표만의 매력이라고 인정하게 된다. 이는 고경표에게 듬직하고 착한 캐릭터만 연기해도 이미지가 고착되지 않을 것 같은 이유가 된다.
“저는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열심히 할 것이다. 나중에 악역을 하게되면 잘 하면 된다. 배역을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저만의 표현방식을 쓸 것이다. 저는 가장 기분 좋은 말이 새로운 이미지라는 말이다.”
그는 연기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최강배달꾼’에서 능청스러움부터 로맨스, 북받친 감정의 절제부터 오열까지 무한한 매력을 선보였다.
“고경표 하면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줄 아는 배우라는 소리를 듣고싶다. 악역은 ‘차이나타운’를 제외하면 해보지 않았지만, 새로운 악역도 해보고 싶다. ‘질투의 화신’때는 화신(조정석)과의 대결을 위해 상반된 매력을 보이려고 했다. 화신은 표현이 과하고, 다채롭고, 다혈질이다. 반면 내가 연기한 고정원은 정적이다. 여성 시청자에게 선택지를 줄 수 있다. 화신과 반대되는 고정원은 부유함 속에서의 여유로움이 있다. 앉는 자세, 걸음걸이, 표정을 연구해 그런 게 나오도록 한다.”
고경표는 배달부를 연기하면서 느낀 점도 많다고 했다. 극중 한양설렁탕 등 먹자골목을 살려낸 그는 “함께 잘 살자는 취지다. 소중한 한끼 음식을 누군가 독차지 하는 건 좋지 않다”고 했다.
“오토바이가 능숙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탈 수 있다. 요즘은 배달업을 외주로 돌려 경쟁사회의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그 분들이 고생이 참 많다. 그분들에게 쓰레기를 보낸다든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침 스태프중에 오랜 배달 경험이 있는 분이 있어 매핑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가는 부분 등을 배울 수 있었다.”
고경표는 인천 간석동 출신이라 경상도 사투리를 잘 못한다. ‘응답하라 1994’에서 서울말 쓰는 칠봉이로 오디션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건국대 영극영화과에 다녔던 그는 자신의 과에 교수로 있는 홍상수 작품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과 연기 결이 비슷하다는 말을 듣는 강하늘과도 함께 연기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인문계 고교를 다니다가 길거리 캐스팅을 당하면서 나도 이런 대상인가 하며 고2때 연기학원에 갔다. 어머니가 연기를 반대했지만, 학교다닐때 와일드했고 사건 사고도 있었다. 학교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 대학에 가는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말씀드렸다.”
YG엔터테인먼트의 연기 연습생이었다가 회사를 나와 혼자 오디션을 보러다녀 ‘정글피쉬2’ 등에 출연했지만, 아직 배우라는 말이 어색하다고 했다. 그는 과거 SNS에 과격한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배우다.
“분명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었다. 전달하려는 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제 언행으로 상처 입은 분에게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 당시 경험으로 많이 배웠다. 한때 나는 닫혀있는 사람이었고, 못나보였다. 이제 다른 사람들의 생각, 가치, 이념을 이해하고 싶고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무너뜨려야 사는 게 아니다. 건설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 그래서 공감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다.”
최민식이나 히스 레저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고경표는 육군 현역으로 군대를 가고싶다고 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
